겨울철 건강 관리 2014.12.19

건강의 근본은 적응 능력에 있다.

환경이 아무리 변화돼도 신체 기능과 마음을 조절해 적응해나갈 수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고 적응하지 못해 이상이 생기면 건강하지 못한 것이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가 되면 감기가 많아지는 것도 기온과 공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환경에서나 적응하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건강한 생활을 해 몸과 마음을 저항력이 강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모든 병이 신체나 정신에 허점이 있을 때에 생기는 것이므로 언제나 유비무환의 태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약골인 사람은 겨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튼튼한 사람은 겨울을 환영한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복 받고 행복한 나라임을 알고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 겨울이 오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더울 때는 더워서 즐겁고, 추울 때는 추워서 좋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건강에도 좋다. 그러므로 겨울의 추위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정면으로 환영하는 긍정적인 자세가 겨울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첫째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겨울은 춥고, 바람이 불며, 공기가 건조한 계절이기 때문에 누구나 감기에 걸리기 쉽다. 겨울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체내의 영양분과 비타민 등의 소모가 많아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또한 해가 짧기 때문에 옥외에서 태양 광선을 쬐는 시간도 적어진다. 자연히 방 안에서 여러 사람이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져 공기도 혼탁하고 몸의 저항력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더욱이 평시에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의 지병이 있는 사람은 겨울철에 자칫하면 악화되기 쉽다.

또 겨울에는 연말연시가 끼어있기 때문에 분주하고 초조하며, 밤늦게까지 폭음을 하는 기회도 많아진다. 그리고 학생들은 입시 준비 끝마무리에 피치를 올려야 하며 사업가는 사업가대로 1년 결산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겨울이야말로 건강을 해치는 천재(天災)와 인재(人災)가 겹친 계절이라고 할 수 있다.

제철음식 섭취로 감기 예방

겨울의 건강법도 연령에 따라서 다르지만 우선 공통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 낮이 짧고 밤은 길어도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고 △ 폭음·폭식은 하지 말아야 하며 △ 겨울철에는 겨울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겨울철에 점막 세포의 저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비타민 A와 비타민 C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겨울철의 늙은 호박, 겨울철에도 얼지 않는 시금치, 겨울철 내내 먹을 수 있는 고구마, 호두 등에는 비타민 A가 되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동태 간에도 비타민 A의 함량이 많다. 온실에서 재배해 비타민이 많지 않은 채소보다는 이와 같은 계절 음식을 먹어야 한다.

비타민 C가 감기의 예방과 치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우리의 전통 김장이야말로 비타민 C의 공급원으로 으뜸이다. 겨울철에 귤이 많은 것도 비타민 C를 많이 섭취해 감기에 걸리지 말라는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한 가지 더 다행스러운 것은 근래 우리나라에서도 비타민 C 함량이 많기로 유명한 키위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동지 팥죽, 대보름날의 부럼 등 우리의 전래 풍습도 겨울철에 모자라기 쉬운 비타민을 비롯해 여러 가지 영양소를 확보하기 위한 생활의 지혜인 것이다.

춥다고 난방을 하는 것은 좋은데 환기도 시키지 않고 방 안에만 들어앉아 있으면 공기가 탁해져서 감기가 가족 전체에게 퍼진다. 가스 중독도 조심해야 하며 가끔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밤에는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때문에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바람이 새어 들어오지 않게 문풍지, 플라스틱 테이프 등으로 막는 세심함도 필요하다.

연령에 맞는 건강법

겨울철 건강 관리법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연령별로 적어보기로 한다.

△ 신생아기 : 갓난아이에게 독감이 옮지 않도록 그 방에는 사람이 모여들지 말고, 어른들은 담배도 조심하고, 공기가 건조하지 않도록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갓난아이가 독감에 걸리면 감기성 소화불량이 돼 구토와 설사를 하며 탈수 상태가 되는 수도 있으니 설사가 있을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 유아기 : 추워서 나가지 못하고 방 안에서만 놀기 때문에 집 안에서의 사고(특히 난방 장치에 의한 화상 등)에 주의하고, 목욕도 잘 시켜야 한다. 감기에 걸리면 수분 섭취와 충분한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 어린이 : 춥다고 너무 두껍게 옷을 입히거나 두꺼운 내의를 입힌 채로 재우지 않도록 한다. 외출해서 돌아오면 손, 코, 입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실천시킨다. 양치질도 필요하다.

△ 사춘기 : 각급 학교의 입시 준비로 몸과 마음이 피곤해 저항력이 떨어져 있다. 엄마가 손수 만든 음식으로 간식을 주도록 하고 인스턴트 음식, 과자류는 좋지 않다. 감기에 걸려서 수험 당일에 열이 나게 되면 곤란하므로 특히 조심해서 비타민 A와 C가 모자라지 않도록 한다. 호두죽, 깨죽, 호박죽 등이 두뇌에도 좋으며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좋다. 잠을 쫓는다고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나 잠 오지 않는 약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 청년기 : 술, 담배, 밤샘 등을 조심하며 등산, 스키 등 과격한 운동에 몰두하다가 사고가 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반사 신경이 둔해져서 사고가 나기 쉽다. 운동을 할 때는 예비 운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 감기에 걸리면 무턱대고 감기약만을 고집하지 말고 감기 고치는 습관을 지키도록 한다(2일간 휴양, 물 마시기 1ℓ/1일, 약이 필요하면 아스피린 정도).

△ 중년기 :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중견이 되고 책임이 무거워지는 때이므로 각별히 신경을 써서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만 한다. 본인 자신은 물론 가족들도 협조해야 한다. 연말연시에는 과음하지 않도록 특히 조심하며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통풍, 간장병 등의 지병이 있는 사람은 추위, 과식, 과음, 스트레스 등에 조심해야 한다.

△ 고령기 : 지병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조심하고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몸과 마음의 안정을 지켜야 하며 새벽의 등산·냉수욕 등은 금물이며, 가끔 혈압도 점검해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고령자는 병이 꽤 심해져도 젊은이들처럼 고통이나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므로 자칫하면 시기를 놓치는 수가 많다. 밤중에 일어나서 화장실 갈 때도 급격히 차가운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 어느 나이를 막론하고 평상시에 인삼을 늘 복용하면 몸과 마음의 저항력과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생기고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힘이 생긴다. 이와 같이 인삼은 근본적으로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지 일시적인 대증 요법의 효능이 아니기 때문에 인삼을 보약 중의 보약이라고 하는 것이다.

겨울철에 잘 오는 신경통

추운 겨울이 되면 신경통 환자가 늘어나게 마련이다.

신경통이란 어떤 신경, 예를 들자면 늑간신경(肋間神經)이라든가 좌골신경(坐骨神經) 등에 병이 생기거나 외부로부터 압박을 받았다든가 해서 그 신경의 경로를 따라서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또 신경통이 생기는 것은 류머티즘, 당뇨병, 알코올중독, 추간판(椎間板) 헤르니아(흔히 디스크라 함) 등에 기인하는 경우도 많다.

어깨의 통증·목이나 팔 등에 병이 생겨도 통증이 생기는데, 그런 것들의 원인을 따지지 않고 무턱대고 신경통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이다.

무엇이나 통증이 있는 것은 모두 다 신경통이려니 하고 가정에서 피부 바깥에 약을 붙이거나 일시적으로 통증을 멈추는 진통제를 복용하는 등 대증요법(對症療法)만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잘못이다.

가령 왼쪽 어깨부터 팔에 걸쳐서 심한 통증이 있다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의 위험한 심장병이 생기려고 하는 조짐일 수 있다. 그러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지, 통증을 모두 신경통이라고 단정해서는 위험하다.

일반적인 신경통의 치료는 아픈 곳 및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이와 같이 따뜻한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경통 환자에게는 추운 겨울이 질색인 것이다. 신경통이 있는 사람은 겨울철에 따뜻한 방에서 몸을 냉하게 하지 않고, 매일 밤 너무 뜨겁지 않은 목욕물에 담가서 약탕을 만들어 들어가면 목욕 후에도 몸이 식지 않아서 좋다. 우리가 보통 신경통이라고 하는 것 중에서는 근육의 혈액순환이 잘되지 못해 피로 물질이 근육에 축적돼 뻐근하게 아픈 경우가 많다. 그런 통증은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한 후 주물러서 안마를 해주면 혈액순환을 잘되게 하고 곧 풀린다.

어깨가 자주 결리는 사람은 때때로 혈압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어딘가 만성적으로 통증이 있으면 정확한 진단도 없이 지레짐작으로 신경통이라고 이름 붙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경통이라는 용어처럼 남발하면서도 막연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관절 류머티즘, 어깨 관절 주위염, 견비통, 요통, 통풍(通風), 추간판 헤르니아 등을 모두 합쳐서 신경통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진단 없이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를 무턱대고 사용하면 약의 부작용 때문에 고생하게 된다. 또 무리하게 물리치료, 지압 등을 심하게 하는 것이 도리어 해로운 경우도 있다. 때로는 침술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현대 의학에서도 인정되고 있지만 모든 신경통에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운동 부족, 편식에 의한 산성 체질, 변비증 따위가 신경통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하여튼 어딘가 통증이 생기면 반드시 원인을 알아내서 알맞은 치료법을 강구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진단을 받도록 해야 한다.

글: 김두환(성신한의원 원장)

기사 제공: 테니스코리아(www.tenn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