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돈거래 할 때 체크 사항 Q&A 2014.12.23

친한 사이일수록 되도록 돈거래는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돈을 함부로 빌려줬다가 돈도 잃고 친구도 잃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친구와 꼭 돈거래를 해야 한다면 차용 관계를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다.

법제처의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홈페이지(www.oneclick.law.go.kr)와 함께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개인 간 금전 거래 시 체크해야 할 사항을 알아보자.

Q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려 하는데, 주변에서 차용증을 쓰고 공증을 꼭 받으라고 한다. 공증을 받으면 어떤 이점이 있나?

A 공증 서류는 민사재판이나 형사재판에서 강력한 증거력을 갖게 되므로 분쟁 예방은 물론 분쟁 해결에도 도움된다. 또 공증한 문서는 공증사무소에서 일정 기간 보관하므로 분실 위험이 줄어든다. 차용증을 공증하는 방법으로는 이미 작성된 차용증을 공증인으로부터 인증받는 방법과 공증사무소에서 차용증 자체를 공정증서(공증인이 법률 행위 및 사권에 대해 작성한 증서)로 작성하는 방법이 있다. 또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하면 ‘민사집행법’에 따른 집행권원으로 작용하게 되므로 민사소송을 거치지 않더라도 강제 집행이 가능해진다.

Q 친구가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 무이자로 한 달만 빌려주기로 하고 차용증을 작성했다. 그런데 이 친구는 1년이 지나서야 돈을 갚으러 왔다. 이때에도 무이자로 해서 원금만 받아야 하나?

A 약속한 기한 내에 돈을 갚지 않았다면 지연이자가 발생한다. 차용증을 쓸 때 지연이자의 이율에 대해 별도의 약정을 하지 않았거나 원금에 대한 이율이 무이자인 경우 연 5%의 지연이자를 받을 수 있다.

Q 지인이 돈을 빌려달라기에 담보를 요구했더니,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전세 보증금을 담보로 하겠다고 한다. 안전할까?

A 전세 보증금은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 채권이므로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줄 수 있다. 다만 전세 보증금을 담보로 잡으려면 전세 보증금 반환 채권에 대한 채권양도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또 집주인을 만나 승낙받거나, 채무자로 하여금 채권을 양도했다는 사실을 내용증명 우편으로 집주인에게 통지하도록 해야 효력이 생긴다. 단순히 전세계약서를 받아두는 것으로는 효력이 없고, 채무자가 먼저 다른 사람에게 채권을 양도했거나 채권 압류 등이 돼 있어도 안 된다.

Q 친구에게 1년 후에 받기로 하고 연이율 30%로 돈을 빌려줬다. 그런데 이 친구가 3개월 만에 갚겠다면서 원금과 3개월 치 이자를 주고 갔다.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은데 이래도 되는 건가?

A 나머지 9개월에 대한 이자도 받을 수 있다. 돈을 빌려줄 때는 대개 변제 기한을 정하는데 이 기간에 채무자는 원금 상환 독촉을 받지 않는 등의 이익이 생긴다. 이를 ‘기한의 이익’이라고 하는데, 채권자에게도 돈을 빌려준 기간 동안 이자수익 보장 등의 이익이 발생한다. 따라서 채권자가 이자수익을 포기한다는 의사 표시가 없는 한 채무자는 돈을 빨리 갚음으로써 채권자에게 생긴 이자수익의 손해를 보상해야 한다. 즉 채권자는 친구로부터 나머지 9개월 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Q 친구가 사업자금이 부족하다며 1000만원을 빌려달라기에 빌려줬다. 그런데 친구는 부도 후 종적을 감춰 연락이 되지 않다가 12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 친구는 그때 빌린 돈을 못 갚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A 방법이 없다. 일반 민사계약인 금전소비대차계약을 통한 대여금의 채권자는 10년 동안 채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채권이 소멸된다. 상대방인 친구가 잠적해 소재를 몰랐다 하더라도 채권 소멸 시효가 지나기 전에 법원에 소를 제기하면 공시송달(당사자가 주거 불명일 때 송달 서류를 법원에 보관하고 그 사유를 법원 게시판이나 인터넷에 공시하는 제도)을 통해 판결을 얻어낼 수 있고, 그러면 시효 기간이 확정 판결을 받은 날로부터 10년 더 연장된다. 계속 시효를 연장해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이를 하지 않아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상대방이 양심적으로 갚아주지 않는 한 돈을 받기 어렵다.

Q 지인에게 차용증을 써주고 돈을 빌린 적이 있다. 변제 기한이 다가와 돈을 갚으려 하는데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A 채무 변제를 할 때는 분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변제 사실을 증명할 증거 서류로서 영수증을 꼭 받아둬야 한다. 또한 채무를 전부 변제한 경우에는 차용증 등 채권증서의 반환도 요구할 수 있다. 증인이 있는 자리에서 변제하거나 은행의 계좌이체 또는 인터넷뱅킹 등을 이용하는 것도 변제 사실을 쉽게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다.

김혜진 기자 fri@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