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아쉬운 건축 ‘조립식 패널 주택’ 2015.02.05

서울의 자그마한 시장 골목 안에서 과일가게를 오랫동안 해온 아주머니가 있다.

새벽 시장에 다녀오는 것은 아저씨의 역할이고, 그리 이르지 않은 시간에 가게 문을 열고 가게를 밤늦은 시간까지 지켜오는 것에 이골이 난 지 오래라 그리 힘들다는 생각을 해볼 사이 없이 3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이런 과일가게 아주머니에게 요즘 들어 고민거리 하나가 생겼다.

아이들 키워서 모두 분가시킬 때까지도 불편하지 않았던 작은 상가 주택에 어린 손자가 오는 때면 아이가 편히 놀 수 있고 하루라도 따뜻하게 자고 갈 방 하나 없다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게 2층 옥상에 자그마한 방과 거실 겸 주방과 욕실이 있는 가족을 위한 공간을 꾸며 보기로 했다.

주차장을 설치할 공간이 없는 시장 안이라 걱정은 됐지만 15평 규모 이하의 주거 공간 증축은 주차장 없이도 가능하다는 건축 담당자의 말을 듣고 13평 정도 규모로 증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설계를 해 내친 김에 공사 견적까지 받아보고는 적지 않은 공사 금액에 주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가까운 지인의 조언에 따라 단열 패널로 짓는 조립식 주택으로 건축비를 줄여 보기로 했다.

대개의 고객들이 이 단계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하게 되는데, 조립식 주택 건축이 저렴하다는 장점만 생각하고 그 기능성을 간과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조립식 주택이 건축 후에 건축주의 짐으로 전락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소재의 경량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부재가 간소화돼 결정적으로 단열 등의 기능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건축 시공자들이 설명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집을 싸게 지어줄 수 있는 건축가는 없다.

그러나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집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지어줄 수 있는 건축가들은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하우스마스터(www.hm-i.com) 02-2649-0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