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들자니 아깝고 안 들면 걱정되고? 2015.03.24

보험은 자신의 성향과 경제적 여건에 맞게 가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저축을 하기도 하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를 하기도 한다. 한데 보험은 어디에 속할까? 미래를 위한 저축으로 봐야 할까, 아니면 현재를 위해 소비하는 비용으로 봐야 할까?

보장성 보험은 상해, 질병 대비하기 위해 가입

보험료는 매월 지출하는 비용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보험이란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과 같은 저축성 보험이 아니라 종신·암·상해보험과 같은 순수보장성 보험에 한정한다.

보장성 보험은 우리가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위험(상해 또는 질병) 때문에 겪게 될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가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장성 보험의 보험료는 대개 비싸지 않은 대신 대부분 보험 사고(상해 또는 질병)가 발생하든 발생하지 않든 간에 보험 기간이 끝나면 완전히 소멸한다.

하지만 사람을 보장 대상으로 하는 보험은 회사별로 보장의 구성이 다르고 같은 회사의 상품이라도 상품의 종류나 상품의 이름에 따라 보장 내용·보험료·보장 기간 등 세부적인 사항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보험의 가격이라는 한 가지 기준으로 보험 상품을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대부분의 보장성 보험은 만기에 보험금을 돌려받는 만기환급형 상품도 있기 때문에 보장성 보험을 선택하는 고객은 고려해야 할 것이 더 많다.

만기 환급은 어떻게 이뤄지나?

생명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는 평균적으로 소득의 11.1%를 보험료로 지출하고 있는데, 보험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보험료가 굉장히 아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만기 환급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확인해보자.

보험료는 크게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첫째, 위험 보험료는 다수의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모아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보험 사고에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한 비용으로 실제 보장에 쓰이는 보험료다. 둘째, 부가 보험료는 보험회사의 영업 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으로 설계사에게 모집수당을 지급하는 신계약비·유지비·수금비로 구성된다. 셋째, 저축 보험료는 이 부분이 적립돼 쌓이는 것은 물론 동시에 공시이율에 따라 이자도 붙는다. 저축 보험료가 만기 환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낸 보험료를 모두 돌려받는 100% 만기환급형 보험은 고객이 낸 돈을 모았다가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저축 보험료와 이자를 더해 만기에 고객이 낸 돈의 합과 일치하도록 만들어진 상품이다. 따라서 순수보장성 보험은 만기환급형 보험에 비해 저렴하다.

보험회사는 전체 보험료에서 저축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을 조절해 환급률(납입한 보험료 대비 만기에 돌려받는 보험금의 비율)이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보장 내용이 같은 상품인데 보험료가 매우 저렴하거나 환급률이 획기적으로 높은 상품은 존재할 수 없다. 보험료가 저렴하면 보장 내용이 작고, 보장 기간도 짧을 수밖에 없다. 보장 내용도 좋고 환급도 많이 받으려면 매월 비싼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보장 설계하려면 순수보장성이 유리

보험을 가입할 때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기본적인 원칙은 보험료가 매월 지출하는 비용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보장을 설계하려면 만기 환급이 전혀 없는 순수보장성 보험이 좋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자신의 성향이다. 보험료를 비용으로 인정하고 만기 환급을 포기할 수 있다면 순수보장성 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만, 일어나지도 않는 보험 사고에 돈을 내는 것이 억울한 생각이 든다면 조금 비싸도 만기환급형 보험을 선택해야 한다.

보험을 상품별로 나눠 보면 암보험, 실손보험, 상해보험, 어린이보험은 보장 내용이 단순하고 보험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상품에 가입할 때는 되도록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순수보장성 보험이 유리하다.

경제가 발전하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보험의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제 보험료는 현대인이 어쩔 수 없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다.

우리가 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는 조기 사망 혹은 암과 같은 위험이 닥쳤을 때, 경제적인 문제로 불행해지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우선 본인과 가족에게 적절한 수준의 사망보험금·암 진단금 등 보험금을 가늠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양한 보험 상품을 비교해보고 본인의 성향과 경제적 능력에 맞는 보험에 가입한다면 보험은 가족의 행복한 삶을 지켜나가는 행복 지킴이가 될 수 있다.

자료 제공: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와 투자 42호>

한승영 기자 ashs@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