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도시, 바르셀로나 2015.04.04

어느 도시나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는 그 ‘색깔’의 의미가 다르게 쓰인다. 말 그대로 형형색색 독특한 빛으로 가득 찬 도시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바르셀로나는 불세출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발자취를 완벽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 가면 연립주택에서부터 성당까지 독특하고 개성 있는 그의 건축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색채 자체가 풍경인 도시 바르셀로나로 떠나 보자.

가우디 건축의 백미, 사그라다 파밀리아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바르셀로나뿐만 아니라 스페인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안토니오 가우디가 프로젝트를 맡아 19세기에 처음 건설된 파밀리아 대성당은 재정적인 문제로 공사가 상당히 지연돼 아직도 완공을 하지 못했다.

2026년에 완공될 예정이지만 이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외관도 멋지지만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물품이 전시된 박물관과 함께 숨이 멎을 듯한 장관이 이어진다.

왜 가우디가 천재 건축가인지, 전 세계에서 가우디 건축을 보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오는지 알게 된다.

성당 옆에는 큰 호수가 하나 있는데 그 호수에 그대로 비치는 성당의 모습 또한 장관이다.

지중해가 한눈에 보이는 구엘 공원

멀리 지중해와 바르셀로나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구엘 공원은 마치 동화 속 나라에 들어온 것 같은 환상을 주는 곳이다.

형형색색 모자이크로 장식된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져 초현실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또 아름다움과 효율성을 겸비한 공원의 명물인 벤치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바르셀로나 교외 언덕에 있는 구엘 공원은 원래 전원 도시를 만들 목적으로 설계됐지만 계획이 실패하면서 공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수많은 시민들의 휴식처가 됐으니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주는 곳이 됐다.

여기서 일출을 봐야 제대로 ‘태양의 도시’ 바르셀로나를 즐긴 것이라고 한다.

특히나 시민들의 아침 운동과 산책을 위해 오전 8시 이전에는 무료 입장이라고 하니 가게 된다면 꼭 일출을 보고 오자.

고딕 건축의 진수, 바르셀로나 대성당

고딕 양식의 낭만을 느껴보고 싶다면 13~15세기 건축물들이 많은 고딕 지구로 가보자. 그중에서도 이곳을 대표하는 건축물은 바르셀로나 대성당으로 사그라다 파밀리아와는 또 다른 장엄함을 지니고 있다. 아치형 천장 밑에서 행해지는 미사를 관람하거나 참여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바르셀로나 대성당은 내전과 유럽을 덮었던 흑사병 등으로 공사가 지연돼 600년에 걸쳐 완성됐다.

성당 지하에는 바르셀로나의 수호 성녀인 에우랄리아의 무덤이 있으며 대성당 앞에는 현지인과 관광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광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일요일마다 카탈루냐 지방의 전통춤인 사르다나 공연이 펼쳐진다.

민소매, 슬리퍼, 짧은 반바지 복장은 대성당 입장이 제한된다고 하니 스카프나 가디건 등은 필수.

도시 전경을 볼 수 있는 몬주익 언덕

바르셀로나 서부에 위치한 몬주익 언덕.

지하철역과 몬주익을 잇는 케이블카 푸니쿨라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장관이다.

올림픽 주경기장, 갤러리, 박물관, 야외극장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각종 흥미로운 행사도 진행된다.

세계 3대 분수쇼로 유명한 몬주익 분수도 관람할 수 있으며 밤에는 레이저쇼가 펼쳐진다. 1~2월에는 관리를 위해 분수쇼가 없다고 한다.

무엇보다 몬주익 언덕은 한국과도 인연이 각별한 곳이다.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가 이 코스에서 일본 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황영조 선수의 조각상도 경기장에 있다고 하니 꼭 둘러보고 오자.

가우디 상상력의 극치, 카사밀라

안토니오 가우디의 상상력을 보고 싶다면 카사밀라를 추천한다.

이곳은 그의 가장 큰 주거 프로젝트이자 지금까지 세워진 건축물 중 상상력이 가장 풍부한 건물이다. 건축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조각 작품으로 봐야 할 정도라고.

물결 무늬로 만들어진 외관도 훌륭하지만 카사밀라의 하이라이트는 옥상이다. 구불구불한 곡선의 특징을 살려 만든 환기구와 굴뚝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준다.

언뜻 보면 사람이 투구를 쓴듯한 모습으로 보여 영화 ‘스타워즈’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고.

카사밀라 맞은편에는 역시 가우디의 작품인 카사바트요가 있다.

바다를 주제로 한 이 건물은 기본적인 색감이 뛰어난 데다 저녁에는 조명까지 비춰 더욱 황홀한 모습을 연출한다.

피카소가 사랑한 람블라스 거리

바르셀로나의 북쪽 카탈루냐 광장에서 남쪽 항구의 포르탈 데 라파우 광장까지 1㎞에 이르는 거리가 바로 람블라스 거리다.

도로변에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수놓아져 있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거리’로 뽑히는 곳이다.

중세풍의 건축물과 미술관, 박물관, 공원 등이 몰려있으며 피카소, 달리, 미로가 이 길을 자주 거닐었다고 해 더욱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특히나 색색의 꽃들이 화려하게 꽂혀 있는 꽃 가게와 새를 파는 가게는 람블라스 거리의 명물이다.

또 거리로 들어서면 제각각 방향을 다르게 한 작은 1인용 벤치가 있다.

개인이 보고 싶은 방향에 맞춰 앉으라는 발상으로 제작됐다. 우리가 연상하는 유럽의 거리 풍경이 그대로 펼쳐지는 곳이다.

콜럼버스의 흔적, 포트벨 항구

카탈루냐 광장에서 람블라스 거리를 지나 쭉 내려가면 콜럼버스 기념탑이 나온다.

이 기념탑을 지나 조금만 더 내려가면 작은 항구가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포트벨 항구다.

콜럼버스 기념탑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돌아온 항구가 바로 이곳이다.

기념탑은 전망대 역할도 하기 때문에 바르셀로나 전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사람들이 바다 위를 거닐 수 있도록 파도를 본떠 ‘람블라 데마르 다리’도 만들어놓았는데 배가 지나갈 때 열리고 닫히는 다리의 모습이 또 다른 볼거리다.

항구 근처에는 해변가인 바르셀로네타도 있다고 하니 함께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피카소의 초기 작품들이 전시된 피카소 미술관

스페인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은 단연 파블로 피카소(Pablo Ruiz Picasso, 1881~1973)다.

피카소는 바르셀로나에서 공부하며 프랑스 미술의 영향을 받았고 나중에 파리에 정착하면서 다양한 화풍을 접했다.

이 때문에 피카소 미술관에는 피카소의 초기 작품들이 많아 시기별로 변화하는 피카소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그림뿐만 아니라 도자기 작품도 전시돼 있다.

미술관은 유료로 운영되는데 매주 목요일 오후 7시~9시 30분 사이에는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투우 경기장, 모누멘탈

스페인하면 투우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2004년에 바르셀로나가 안티 투우 도시를 선언했기 때문에 현재는 경기가 없고 모누멘탈 경기장만 남아있다.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모데르니스모 건축양식으로 만들어진 경기장이 눈을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붉은 벽돌에 파란색과 흰색의 타일로 장식을 했고 기둥 위에는 달걀을 올려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새삼 스페인 사람들의 감각을 느끼게 한다.

모누멘탈 경기장은 1960년 이후 투우 시즌이 아닐 때는 콘서트도 열렸는데, 비틀즈·롤링스톤즈·밥 말리 등이 이곳에서 공연을 했다.

글: 김지환 인턴기자

기사 제공: 테니스코리아(www.tenn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