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사기 ‘꼼짝 마’ 2015.04.14

대포통장 사기가 나날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피해를 막기 위해 나섰다. 우선 대포통장이 될 가망성이 높은 1년 이상 미사용 계좌에 대한 1일 현금 인출 금액을 제한하고, 대포통장의 통장 명의를 빌려준 사람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자칫 부주의해 대포통장을 만들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1년 이상 미사용 계좌 현금 인출 제한

먼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지난 6일부터 1년 이상 미사용 계좌에 대한 자동화기기 현금 인출을 1일 7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장기간 미사용 통장을 대포통장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대포통장 신규 발급 비중은 4개 대형 은행을 기준으로 2011년 9월부터 2013년까지 50.9%에서 2014년 39.3%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발생한 대포통장은 4만5000건으로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대포통장 신규 발급은 줄었지만 1년 이상 미사용한 계좌나 소액 잔액이 남은 통장을 양도·매매해 대포통장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현금 인출 제한은 먼저 신한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이 지난 6일부터 1년 이상 장기 미사용 계좌에 대해 현금 인출 한도를 1일, 1회 모두 70만원으로 축소 시행 중이다.

이어 대구은행(4월 28일), 부산은행(4월 28일), 제주은행, 전북은행 등 주요 지방 은행들과 기업은행도 4월 중 인출 한도를 줄일 계획이다.

더불어 외환은행(5월 1일), 수협은행(5월 1일), 한국SC은행(5월 11일), 한국씨티은행(5월 15일), 광주은행(5월 18일), 산업은행 등이 5월 중 한도를 축소하고 농협은행 등 나머지 은행들도 상반기 안에 한도를 줄일 예정이다.

다만 고객이 계좌 인출 한도를 높여 달라고 은행에 요청하면 금융 거래 목적을 확인한 후 종전 한도로 풀어준다.

금융당국은 은행뿐만 아니라 앞으로 증권사, 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등 제2금융권의 현금 인출 한도도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명의 빌려준 사람도 처벌 강화

그동안 통장, 현금카드 등의 양도는 법률상 처벌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대가성이 없으면 처벌받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 시행돼 돈을 주고받지 않았더라도 처벌받을 수 있게 됐다.

통장을 빌려준 대포통장의 명의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1년간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계좌 개설 제한·대포통장 명의인의 전 계좌에 대한 비대면 거래 제한 등 금융 거래도 제한된다.

또 신용카드 발급 및 대출 취급 심사 등 금융 거래 시에도 통장 양도 이력 고객 정보가 심사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금감원은 통장을 빌려 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말아야 하며, 통장이나 카드를 양도·매매한 경우에는 즉시 발급 금융회사에 거래 정지나 해지를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신분증 분실 및 금융 거래 관련 정보가 유출된 경우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등록해 추가 피해를 예방할 것을 강조했다.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은 금융소비자가 금융회사 한 곳에 개인정보 노출 사실을 신고하면 다른 금융회사에도 이 사실을 전파해 신고인 명의의 금융 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시스템이다.

금융회사 영업점이나 금감원 1층 민원센터를 방문하면 등록과 해지가 가능하다.

아울러 금감원은 인터넷 등에서 통장 매매 광고나 모집책을 발견하는 경우에는 경찰청(국번 없이 112)이나 금감원(국번 없이 1332)으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김소라 기자 ksr8503@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