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건설, 건축주와 시공업자의 기준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 2015.05.28

아주 오래전 법가 정치가였던 한비자는 법이 모든 것의 근본이 돼야 하며 법에 따라 잘못하는 것도 또 법보다 더 잘해주는 것도 죄라고 했다.

이 말은 우리가 정한 규칙·규약이라는 것은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을 기준으로 잘못하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되고 더 잘해주려는 것도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는 것이다.

이 글을 보면서 요즘 우리 소규모 건설 시장의 상황을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요즘처럼 건설 경기가 가라앉아서 공사가 많지 않아 더욱 심화되는 영향도 있겠지만 건축주와 도급 공사업자와의 약속이라는 것이 그 말의 의미가 다른 것이었나를 의심하게 될 정도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를 너무나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

약속이라는 것은 같은 대상에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인데, 유독 소규모 건설 시장에서만큼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생산되지 않은 것에 대해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고, 그것에 가격을 매겨 계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건축을 구성하는 것은 뼈대가 되는 구조와 사용에 편리한 기능성과 보기에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인데, 공사 후 보여지는 것은 보기 좋게 마감됐느냐일뿐 그 내면에 어떠한 구조재와 어떠한 기능을 가지고 있느냐는 시공자가 알아서 해야 할 몫으로 남겨지기 때문에 공사의 완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온전히 시공자의 선택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좀 더 저렴한 자재를 사용하거나 부분적으로 적게 사용해 공사를 하는 것은 시공자의 양심과는 별개의 문제다.

다만 그러한 공사 방법에 대해 건축주에게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공사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만 있을 뿐이다.

약속보다 이익을 추구하는 시공자나 약속보다 더 좋은 것을 기대하는 건축주나 서로의 생각이 다른 기준을 가지고 약속을 했을 뿐이지 누가 서로 더 나쁜가를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의 불협화음으로 손해를 보는 편은 대체로 건축주들이란 것을 생각한다면 아무리 작은 공사라 할지라도 세심하고 꼼꼼한 사전 협의를 거친 계약을 하도록 하는 노력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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