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힘이 되어준 벼룩시장 yo**********2018.07.12

˝이번 달만 하고, 그만 나오세요.˝
˝네?˝
˝이.번.달.만.하.고.그.만.나.오.시.라.구.욧!˝
˝...˝

그럼, 애들 학원비는?
이것 저것 들어가는 돈이 수월찮는 데, 어떡하나...

친구의 소개로 들어간, 작은 공장이 운영상 어려움이 있자, 인원을 감축시킨단다.
남편도 벌고는 있지만,
그 돈이 적고, 쪼들려서
가까운 곳에서 일한지 벌써 여러해다.

그러나
모은 돈은 없었다. 당장 그만 두려니, 앞이 깜깜하고...한숨이 절로 나왔다.

일만 열심히 하면, 정규직을 시켜준다더니,
가차없이 짤라버리는
사장님이 야속하기만 했다.

퇴근길에
신호등 옆의 <벼룩시장>통을 보았다.
누가 가져갔는 지 한 부도 남아있지가 않았다.
마음속이 쓸쓸했다.

그날 밤은 잠도 못잤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니, 벌써 날이 밝아왔다.

남들은 실업급여나 타먹으면서, 천천히 생각해보라고 하지만,
나이는 점점 들어가고,
천천히 생각해볼 그런 여유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일을 시작해야만 하는 심정이였다.

출근길에
신문냄새가 가득한 <벼룩시장>을 한 부 집어서, 소중하게 가방에 넣었다.

아이들의 학비와,
나의 생활비를 지원해줄 곳이 담겨있는 <벼룩시장>을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회사에 나와서는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그렇지만 열심히 끝까지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했다.

그리고,
퇴근시간이 되어서, 집에도 가지 않고,
작은 카페에서
<벼룩시장>을 펼쳐보았다.

배운것 없고, 나이 많은 40대 여자가 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냥, 노동뿐이였다.

그러나,
일을 가릴 처지가 못되었다.

그러다가 낙점 된것이
<캐셔>...

그리고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다.

하루종일 서있어야 하지만, 그래도 쉬는 시간이 30분씩 두번이나 있고...
점심시간도 한시간이나 있고...

무엇보다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이 적용된다.

쉬는 날도 일주일에 두번이나 된다...

물론
급여는 많지가 않지만,
배운 것없고, 나이도 많은 늙은 아줌마를 써주는 것이 어디랴 싶었다...

이모든것이
다 <<벼룩시장>>
덕분이다.

일이 없어서
불안에 떨고,
느슨해진 나의 삶에 활력과 힘을 주었기 떄문이다.

아침마다
오늘 이 기나긴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하는 걱정대신
힘차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어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벼룩시장>>은
우리에게
꼬~옥
필요한 신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