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가 사람을 잡아서야 hk****2018.07.20

다슬기는 하천과 호수 등 물이 깊고 물살이 센 곳의 바위틈에 무리를 지어서 산다. ‘물고둥’이라고도 하며 청정 일급수에서만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녹색 빛깔이 참 고운 식재료이기도 한 다슬기는 간 기능을 돕는다고 한다. 다슬기는 보통 국으로 끓여 먹는데 아욱과 된장을 가미하면 더욱 맛이 좋다. 더욱이 과음하여 속이 아플 때 다슬기 된장아욱국을 먹으면 금세 속이 편해진다.

다슬기는 저지방, 고단백질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한 숙취 해소와 시력 보호에도 효능이 있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충북 옥천에 가면 유달리 다슬기를 식재료로 하는 집이 많다.

이는 옥천이 금강의 상류에 속한 까닭에 물이 맑아서이지 싶다. 그제(7월 18일) 대전시 서구 흑석동의 갑천 상류에서 낚시하던 시민이 “다슬기를 잡으러 물에 들어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는 뉴스가 돋보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이날 오후 4시 55분께 물에 빠져 숨져 있는 70대의 노인을 발견했다는데 이 노인은 다슬기를 잡다가 그만 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다슬기를 잡다가 사망한 사람이 올 들어서만 벌써 10명에 달한다고 하니 조심하고 볼 일이다.

다슬기 잡기가 위험한 건 대부분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는 물속에 들어가 다슬기를 잡는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속을 들여다보며 다슬기를 잡는 재미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점점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더위가 극성을 부릴 때의 다슬기 잡이는 어쩌면 피서 겸 돈까지 벌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그러나 유속(流速)이 빠른 물살이거나 소용돌이치는 물살, 또한 바닥이 움푹 팬 곳이 많은 곳은 익사의 위험이 매우 높다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더욱이 기운이 달리는 노인이라든가 위에서 인용한 ‘다슬기 아저씨’처럼 혼자서 돈을 더 왕창 벌어보겠다고 아직도 깜깜한 새벽에 ‘독야청청’ 다슬기 채집을 했다가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임계점이 된다.

여기에 최소한의 자구책인 구명조끼마저 등한시한다면 이는 곧바로 사람이 다슬기를 잡는 게 아니라 도리어 다슬기가 사람을 잡게 되는 것이니 조심하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