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아버지의 사랑. js*****2018.12.06

겨울, 그리고 눈.......해마다 겨울이 되면 눈이 기다려지는 것을 보면 아직도 마음 속 어딘가에 순수함이 남아있나 보다.
작년 겨울에 내렸던 첫눈은 생각보다 무척 많이 내렸었다. 어스름한 저녁 무렵부터 내리기 시작했던 눈은 계속 쌓여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었다. 나는 아이들 성화에 못이기는 척 따라 나 깜깜한 밤하늘에 점점이 뿌려지는 하얀 눈 속에서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 내 모습을 찾아냈다. 그리고 아버지의 모습도.......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여서 일요일이 되면 새벽 미사를 보곤 하셨다.
지금도 내가 기억하는 것은 어느 크리스마스이브 날 자정미사를 보았던 일이다. 그 날은 눈이 무척 많이 내렸었다. 그 때 우리 집은 약수동이었고 성당은 장충동에 있었는데 그 거리가 걸어서 족히 40분은 걸렸다. 게다가 언덕을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겨울에, 그것도 밤에 걸어가는 것은 반갑지만은 않았다. 문을 열자마자 내리는 하얀 눈을 보며 어쩌면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진짜 산타 할아버지가 찾아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40분이나 되는 거리를 눈을 맞으며 걸었었다. 그리고 성당에 도착해서 자정 미사를 보는 동안 따뜻한 성당 안 온기에 나는 잠이 들었고 눈을 떠보니 아버지 등이었다. 아버지가 걸을 때마다 볼에 와 닿는 눈은 차갑기 보다는 부드러웠고 뒤를 쫓아오는 어머니와 오빠, 언니들은 머리에 하얗게 쌓인 눈으로 마치 눈사람처럼 보였다. 나는 그 때 잠이 다 깨었었지만 아버지의 등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너무 좋아 자는 척을 하고 집에까지 업혀왔다. 그 날 나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아버지의 사랑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었고 지금까지도 눈이 내리는 밤이면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곤 한다.
내리는 밤이 되면 나는 아이의 침대로 들어가 아이를 꼭 안아줘야겠다. 오래 전에 느꼈던 눈 오는 날 밤, 내가 느꼈던 따뜻한 사랑을 전해줄 것이다.
아버지의 사랑을 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