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첫걸음 tr**********2018.11.22

공무원시험에 도전한지 5년이 지나던 해였습니다.
시험지를 펼치자마자 이번해에도 떨어질거란 예감이 들었죠.
그동안 학원비에 교재비, 생활비까지 못난 딸을 위해 혼자 몸으로 고생해주신 어머니 생각에
시험을 치고나서도 한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였습니다.

하염없이 목적지없는 방황을 하던 그날, 길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벼룩시장'을 발견했어요.
제가 어릴때부터 항상 길에서 봐왔고,
볼때마다 저와는 전혀 상관없는 전단지처럼 스쳐지나갔던 신문인데 그날따라 눈에 들어오더군요.
요즘은 워낙 인터넷 구직사이트가 잘되어 있으니까,
굳이 일자리를 찾게 되더라도 크게 쓰임없는 신문일거라 생각했었죠.

큰 의미없이 벼룩시장을 집어들고 길가에 있는 벤치에 앉아 하나하나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일자리를 찾겠다라는 생각보다 그냥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필요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건설현장 보조터 식당 찬모를 찾는 일까지 정말 다양한 구인구직 정보가 가득했습니다.

전 그날 집에 들어가 엄마께 죄송하다고, 이제 시험공부는 그만두고 일을 찾아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벼룩시장을 보면서 삶에 대한 애착을 되찾았거든요.
신문에 빼곡히 적힌 구인구직 정보에는 단순히 돈을 버는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아닌,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할 열정을 되살려주는듯한 각 분야의 땀방울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이상 제자리에 멈춰 있는 젊음이 아닌, 행동하는 청춘이 될 수 있게 깨우쳐준 벼룩시장에
부끄럽지 않은 직장인으로 거듭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