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 - 좋은 사람들의 생활정보 시장 [B2]
HOME > 벼룩시장 기사보기 > 읽을거리
지역벼룩시장 바로가기

읽을거리

[독자글마당] 이름없는 친구 2017-08-16

 

 며칠 전 팔이 아파 침 맞으러 한의원에 갔다. 접수를 하고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데 “박영희님”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모르는 사람 이름이라 신경 쓰지 않고 내 이름 부르도록 기다리는데 뒤돌아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니 내 친구였다. 순간 저 친구 이름이 박영희였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껏 친구 이름도 모르고 지냈다니, 20년 넘게 친한 친구의 이름도 몰랐다는 것이 순간 좀 쑥스러웠다.

 

 여기엔 어쩐 일이냐고 물으니, 발목이 아파서 침을 맞으러 왔다고 했다. 이렇게 병원에서 친구를 만나니 위로도 되고 자매처럼 든든하기도 해서 서로 손 꼭 잡고 같이 치료를 받았다. 평소에는 몰랐는데 병원에서 보니 기분이 울컥했다. 그렇게 며칠 함께 병원을 다니다 보니 친구를 보러 병원에 가고 싶었다.

 

 우리는 아이들 다섯 살 때 미술학원을 보내면서부터 알게 되었다. 학원에 데려다 주고 끝나면 데려오고 하다 보니 같은 학원 다니는 아이들의 엄마들도 자주 보게 되었다. 그렇게 만나서 커피 마시고 밥도 먹게 되었고 자연스레 아이들도 엄마들도 친구가 되었다. 그 때 다섯 살이던 아이들이 지금 스물일곱, 그렇게 20년이 지났지만 얼굴 붉히는 일이 한 번도 없었다. 그 동안 전화를 해도 친구의 이름보다 아들의 이름을 더 많이 불렀던 것 같다. ‘현호야 잘 있었나, 진완아 잘 있었나 별일 없지~’ 하고 말이다. 삼총사가 그렇게 한 동네에서 20년 넘게 이름을 모르고 지내도 불편하지 않았고 궁금하지 않았다.  

 

 난 그렇게 성한이 엄마로 20년 살았다. 지금 생각하니 누구 한 사람도 네 이름이 뭐니 물어보지도 않고 물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았다니. 조만간 삼총사가 모여 통성명을 해야겠다. ‘진완아 네 이름은 뭐야? 현호야 네 이름은 뭐니?’ 하고 물어보면 어떤 표정들을 지을까 생각만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친구들아 이제부터는 쑥스럽지만 우리 서로 이름 불러보자.

 

 

 이☆숙 <010-****-6153>

목록보기

독자의견

내용(0) 아이디 작성일
의견쓰기
의견쓰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