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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글마당] 장롱 면허 탈출기 2017-09-13

 

 얼마 전, 경차를 하나 구입해서 마음이 엄청 부자가 되었다. 지금껏 살면서 내 이름으로 된 물건 하나 없었는데, 아주 작은 차가 하나 생겼다. 면허만 따 놓고 너무 무섭고 또 무서워서 차 한 번을 끌고 다니지 못하였다.

 

  아침이면 출근을 서두르는 딸아이한테 “엄마 출근 시켜 주세요.”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 시켜 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엄마 데리러 와.” 그래도 짜증 없이 데리러 와주는 딸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딸아이가 외국으로 강의하러 간다고 하며, 일 년 정도 지내다 올 거라고 했다. 기회는 이 때다 싶어 장롱에서 면허증을 꺼냈다. 무서워서 큰 차만 지나가면 멈추고,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하면서 출퇴근을 했다. 사고도 내면서 어느덧 일 년이 넘었고, 딸이 돌아왔다.

 

 귀국 후 자동차 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자꾸 거절이 된다면서 보험회사로 전화를 한다. 딸이 통화하는 것을 귀 기울여 들었다. 사고 건수가 너무 많다는 보험회사의 말에 딸이 의아하다는 듯 대답한다. “아니 무슨 소리예요. 일 년 동안 세워만 놨는데.” 그러자 보험회사 직원이 말한다. “아닙니다. 사고가 4건이나 났습니다.” 딸이 놀라면서 나를 부른다. “네? 엄마, 엄마, 엄마” 나는 죽은 듯이 있었다. 이불 속에 머리라도 집어넣고 싶은 마음을 애써 감추고 있는 나를 보면서, “엄마, 다치진 않았어? 얼마나 무서웠을까, 우리 최 여사.” 그렇게 말해준다. 위로가 되었고 고마웠다. 불안했던 마음이 그제야 놓였다.

 

 그리고 삼 년이 지난 지금, 난 오늘도 운전을 한다. 차가 작지만 내 마음에 딱 든다. 보험도 내 이름으로 들었다. 웃음이 난다. 딸애는 오늘도 전화를 한다. “잘 도착한 겨? 항상 조심해.” 그리고 내 차 뒤통수에 딸아이가 “할매가 운전해요. 예쁘게 봐 주세요.”라고 써 놓았다. 그걸 보면 사람들이 웃곤 한다. 그래도 그 문구 덕분에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운전을 한다.

 

최☆수 < 010-****-3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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