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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글마당] 첫 월급 2017-10-11

 

 

 길을 걷는데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스물여섯이 되면서 내가 일을 해서 처음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로 일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나에게는 가슴 벅찬 일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것은 바로 엄마의 믿음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나를 위해 백일기도를 시작한 엄마는 내가 대학에 합격할 때까지, 거의 천일 동안 절에 다니셨다. 그렇게 해도 별 의미가 없다고 퉁퉁거려도 엄마는 새벽이면 절로 향했다. 그 모습이 바로 나에 대한 엄마의 믿음이었다.

 

 지금 나는 실패를 경험한 게 아니라 실패했을 때를 대비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라며 힘을 주고,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낸 만큼 앞으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용기를 갖게 해주고, 어떤 때는 이유 없이 화를 내는 나를 그저 품에 안아주어 든든한 곁이 되어준 엄마의 믿음으로 오늘도 나는 당당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나를 위해 천일기도를 해주신 엄마를 위해 이제부터는 내가 늘 엄마를 위해 기도 드려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어 메신저로 엄마를 불러냈다. 월급을 타서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왔으니, 무엇을 갖고 싶으시냐는 물음에 백화점은 비싸다며 일단 집으로 와서 이야기하자고 하신다. 집으로 와서 이야기 하자고 하시면 엄마는 이미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내가 고집을 부려 엄마, 아빠 선물은 물론 동생의 용돈까지 챙겨 따로 봉투에 넣었다. 그리고 집 근처에 있는 통닭집에서 아빠가 좋아하는 전기구이 통닭도 한 마리 샀다. 아빠의 기분좋은 너털웃음에 코맹맹이 소리로 좋아하는 동생을 보니 마치 큰일을 해낸 것처럼 마음이 흐뭇했다.

 

 “내 것까지 챙기지 않아도 되는데. 다음부터는 저축하렴, 필요할 때 네가 요긴하게 써야지. 이제 다 컸구나, 우리 딸.“ 라며 말씀하는 엄마의 품으로 어린아이처럼 파고 들었다. 엄마에게서는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행복이라는.

 

정☆원 <010-****-9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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