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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글마당] 조카의 결혼식 날 2017-11-16

 

 오랜만에 친구 딸의 결혼식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양가 부모님의 덕담 같은 가족이야기로 짧게 잘 살아야 한다고 주례사를 대신하는 모습과, 영어라 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신부를 위해 온몸으로 열창하던 신랑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면서도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 한 쪽이 허전해지는 것은 3년 전에 아빠 없이 결혼식을 올렸던 조카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이다.

 

 신부 측 가족대표로 인사말을 했던 그때가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왜 이리도 짠하게만 느껴질까? 형님은 오십도 안 된 나이에 위암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셨고, 형수씨와 조카 둘의 어려운 시기에 아버지로서 큰 도움도 주지 못해 항상 미안했었다. 그렇지만 반듯하게 자라준 조카가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한다니, 표현은 못했지만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집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조카를 곁에서 지켜보았던 작은아버지로서 그 동안 바르게 자라온 신부가 더없이 고맙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매사에 힘든 내색 없이 항상 홀로 감내하는 속정 깊었던 조카이기에 오늘의 이 결혼이 더 자랑스럽게 느껴지나 봅니다.  유태인의 속담에 인생에 있어서 늦어도 상관없는 것이 결혼이라지만, 늦은 것만큼 더 잘 살고, 오래 기다린 만큼 더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신랑은, 자신의 권리를 나누어 의무를 두 배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신부는 직장과 가정이라는 그물을 만드는데 바빠 행여 행복이라는 바구니를 만드는 노력에 소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제 한 곳만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가는 두 사람 역시 서로를 배려하고 내가 먼저 손을 잡아주는 다정한 친구 같은 그런 부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례사라기보다는 어쩌면 돌아가신 형님을 대신하여 꼭 들려주고 싶었던 나의 속마음이었고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날의 이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박☆덕 <010-****-1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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