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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글마당] 지하철 하모니카 아저씨
[독자글마당] 지하철 하모니카 아저씨 2017-12-20

 

 

 지하철 안에서 하모니카를 파는 아저씨를 몇 번 본 적이 있다. 지하철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눈길 줄 만한 것을 팔고는 한다. 파스, 밤 깎는 가위, 복대, 볼펜같이 실생활에 쓰일 만한 걸 내놓는다. 그런데 일상에서 그다지 쓸모 없어 보이는 하모니카가 팔릴 리가. 사람들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래도 아저씨는 “아이들에게 선물해도 아주 좋은 선물이죠”라며 지하철 손님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겐 하모니카가 그리 매력적인 선물은 아닐 것이다. 나는 이 아저씨를 지하철에서 몇 번 보았지만, 그때마다 하모니카를 사는 사람은 없었고 안타까운 아저씨의 목소리만 들렸다. “사는 사람 정말 없으세요” 라는 말과 함께 아저씨의 작은 한숨이 들리던 그 날, 그 날은 아저씨가 하모니카를 불던 마지막 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날 이후로 아저씨를 한 번 더 마주친 적이 있다. 잡상인들이 으레 파는 ‘실용적인’ 물건을 팔고 있었다. 하모니카를 기가 막히게 잘 불던 아저씨는 아쉽게도 그 물건들마저 잘 팔지 못했지만.

 

 눈길만 줬을 뿐, 하모니카를 파는 아저씨에게 무심했던 나이지만 나에게도 하모니카가 절실하던 때가 있었다. 부모님께 크리스마스 선물로 꼭 하모니카를 사달라고 떼를 썼고, 부모님께선 약속대로 하모니카를 사주셨다. 제대로 몇 곡 불어 보지도 못한 채 하모니카는 서랍 속에 처박혀 버렸다. 어디선가 멋진 하모니카 소리를 어디서 들었던 것만 같다. 그래서 하모니카가 가지고 싶던 것은 아니었을까. 할아버지가 불어주셨던가, 지금 생각해 보면 하모니카가 내 서랍 속에 있다는 것조차 잊었던 그 순간 왠지 내 유년도 끝이 난 건 아닐까 싶다. 아저씨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팔고 있을까. 만약 멋진 소리를 들려주며 다시 지하철 안에서 하모니카를 판다면, 약속하겠다. 미래에 내가 만나게 될 어떤 누군가에게, 멋진 유년을 선물하기 위해 하모니카를 사 두겠다고.

 

전☆인 <010-****-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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