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목적으로 작성된 임대차계약서의 법률적 쟁점 2015.01.16

담보 목적으로 임대차계약서상의 임차인 명의를 채권자로 변경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채무에 대한 담보를 요구하자, 채무자가 자신이 임차하고 있는 부동산의 임대차계약서상 임차인의 명의를 채권자로 변경할 것을 제의했다. 결국 임대인의 동의하에 채권자가 임차인으로 변경되는 새로운 임대차계약서가 작성됐다.

즉 종전 임대차계약서상의 당사자는 임대인과 임차인(채무자)이었는데, 임대인과 임차인(채무자) 그리고 임차인의 채권자 3자 합의에 의해 임대인은 그대로 둔 채 임차인을 임차인의 채권자로 변경하는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작성된 것이다.

이때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 임대인이 무자력(물자, 재산 따위를 댈 만한 경제적 능력이 없음) 상태인 실제 임차인(채무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해 버렸다면, 임차인의 채권자가 임대인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까?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담보의 의미가 인적보증으로 해석된다면,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적용될 여지가 있다(이 경우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상의 여러 쟁점을 가지고 공격 방어가 이뤄질 것임).

담보의 의미가 인적보증이 아닌 비전형 담보로서의 양도담보(채권양도)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 2006다45688 판결은 임대인이 임차인의 채권자에게 임대차권리승계계약서 및 임대차보증금지불동의서 등을 작성해 준 사실을 근거로 임대인의 담보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담보 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임차인의 채권자가 실질적인 임차인으로 편입된 사실을 들어 임대인의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96다7274 판결도 있다.

위와 같은 논리도 가능하겠지만 임대인이 실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하기 전에 임차인의 채권자에게 신의칙상 고지 의무가 있다는 판단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여지도 있다(다만 이 경우는 과실상계가 가능할 수 있음).

어찌 됐건 간에 임차인의 요구로 임차인의 채권자와 임대차계약서를 쓰게 되는 임대인은 위와 같은 법률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결국 임대인은 위와 같은 임차인의 요구를 받을 때 신중해야 하며, 임대차계약이 종료됐을 때 보증금 반환을 누구에게 하는지 등을 명확하게 해두는 것이 좋겠다.

자료 제공: 티에스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부동산 전문) 이승주 02-3477-0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