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올해부터는 일시금보다 연금 수령이 유리해 2015.01.20

퇴직연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부분의 퇴직자들이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아 써왔지만, 올해부터 세법이 변경되면서 이러한 흐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일시금으로 받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유리했지만, 앞으로는 연금으로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해지는 상황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세금 측면에서 무조건 연금이 유리하다

그동안 퇴직연금은 당연하게도 일시금으로 찾아 써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9월 말 기준으로 55세 이상 퇴직급여 수급자의 95.9%가 일시금으로 퇴직연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유리했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이다. 근로자가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 시 실제로 납부하는 세금을 퇴직급여로 나눈 근로자의 실효세율이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받을 경우보다 낮았다. 일시불로 받을 경우 다양한 공제로 많은 세금을 할인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세법이 변경되면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변경된 세법의 연금소득세 계산 방식은 무조건 퇴직소득세의 70%이다.

만일 근로자의 퇴직소득세가 52만8000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근로자가 20년간 연금을 수령할 경우 세법 변경 전에는 총 66만원의 세금을 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총 36만9600원(=52만8000원×70%)만 내면 된다. 연금 수령 시의 실효세율이 1.8%(=36만9600원÷2000만원)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근로자의 퇴직급여가 2억원이 된다면 근로자가 일시금을 받는 경우 퇴직소득세는 약 1110만원이 발생한다. 실효세율로 따지면 5.6%다. 연금으로 수령 시에는 실효세율이 3.9%로 작년보다 올랐지만 일시금으로 받는 것보다 낫다.

연금으로 받아야 노후생활에 보탬이 된다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받아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세금 문제 때문만이 아니다. 일시금으로 받을 경우 해당 자금은 노후생활비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은퇴 이전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수령한 사람 중 91.6%가 생활비, 여가 활동비 등 노후 준비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 퇴직연금을 받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일시금으로 수령하더라도 노후를 위해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경우 대부분의 경우 창업자금·자녀의 결혼자금 지원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창업의 경우 성공 가능성을 따져 본다면 창업 1년 후 83.8%, 3년 후 40.5%, 5년 후 29.6%로 성공 확률이 낮다. 또 자녀를 지원했을 때 그 대가로 자녀가 노후생활을 보장한다는 기대도 위험한 생각이다.

3가지 연금 수령 방식 중 맞는 것을 선택하라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수령하기 위해서는 수령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좌수분할 방식·확정연금 방식·종신연금 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 수령 방식은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좌수분할 방식은 연금 수급자가 월 지급식 펀드를 활용해 연금을 받는 것으로 정확한 연금 지급액은 매월의 기준가와 남은 좌수에 따라 달라진다. 좌수분할 방식은 수급할 돈이 운용 성과에 따라 변동될 수 있어 실적이 나쁘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펀드의 수익률이 높은 경우 받아갈 금액이 커진다. 이 방법은 연금 수령 기간 중 펀드를 적극적으로 운용해 물가 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확정연금 방식은 수급자가 일정 기간 동안 연금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좌수분할 방식과 차이점이 있다. 확정연금 방식의 자산 운용은 펀드가 아닌 예금·채권으로 한다. 또 연금 수령액이 적을 수 있지만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1인당 5000만원 한도로 원리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더불어 연금 수령액 계산 방식이 다르다. 수령액은 원금과 이자로 구성되는데, 원금 부분은 연금 개시 당시의 평가 금액을 연금 수령 기간(월)으로 나눈 금액이 되며 이자는 연금 지급 시기의 금리 및 이율에 따라 변동된다.

마지막으로 종신연금 방식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증 기간을 정해야 한다. 만약 수급자가 10년 보증을 선택했을 경우 수급자가 연금을 지급받다가 사망했더라도 10년이 되는 시점까지 유족에게 연금이 지급되는 방식이다. 보증 기간이 길어지면 연금 수급액은 줄어든다. 종신연금 방식은 매월 받는 연금이 좌수분할 방식이나 확정연금 방식에 비해서 적기 때문에 초기에는 불리하다. 한번 연금 지급을 개시하면 도중에 취소할 수 없다. 그러나 사망 시까지 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평균 수명 이상 생존한다면 유리해진다.

자료 제공: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와 투자41호>

정리: 한승영 기자 ashs@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