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와 이행기 이전의 이행 착수 2015.04.03

부동산 매매 계약을 했을 때 계약금 지급 단계에서 계약금을 지급한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금을 받은 매도인은 계약금과 더불어 계약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고, 계약에서 해방될 수 있다.

위와 같은 내용은 상식화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법률적으로 위와 같은 행동을 ‘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때 해약금이란, 계약에서 해방되기 위해 지급하는 돈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대부분의 부동산계약서는 이런 ‘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를 명문화하고 있지만, 부동산계약서에 명문화돼 있지 않더라도 민법 제565조에 의해 ‘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가 인정된다.

예를 들어 부동산매매계약서를 확인하면 대체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중도금(중도금이 없을 때는 잔금)을 지불하기 전까지 매도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본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결국 중도금 지급 또는 중도금이 없으면 잔금 지급 전에 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가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를 ‘이행 착수 전에 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가 가능하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를 이행 착수 전으로 제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법원 92다31323 판결에 의하면 “당사자의 일방이 이미 이행에 착수한 때는 그 당사자는 그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했을 것이고 또 그 당사자는 계약이 이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만일 이러한 단계에서 상대방으로부터 계약이 해제된다면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될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보자.

상가 부동산에 대한 매매가 있었다. 계약 당시는 매도인 및 매수인이 모두 만족했지만, 중도금 기일이 다가오면서 상가에 대한 가치가 급등해 매도인이 상가를 팔고 싶어 하지 않는 상황이고 이를 상가 매수인이 알아차렸다.

이때 마음이 급한 상가 매수인이 중도금 약정일 이전에 중도금을 미리 계좌 이체할 경우 상가 매도인의 ‘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가 인정되지 않을까?

이 경우 중도금 지급 기일 이전에 지급을 금지한다는 특약이 없는 한 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가 인정되지 않는다.

즉 대법원 92다31323 판결에 의하면 “계약 당사자가 채무의 이행기 전에 착수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기 전에 이행에 착수할 수 있다”고 한다.

자료 제공: 티에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부동산 전문) 이승주 02-3477-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