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해져만 가는 건축물의 외장 마감, 과연 좋기만 한 걸까 2015.04.30

옛말에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벗은 거지는 못 얻어먹는다’는 말이 있다.

아무래도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처럼 본연의 품질이 같다면 보기 좋은 쪽으로 더 마음이 간다는 말일 것이다.

건축물의 역사도 이런 말과 무관하지 않게 흘러 왔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건축물의 기본이 ‘안전한 구조’와 ‘편리한 기능’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같은 값이면 조금 더 멋지고 보기 좋게 지으려는 노력은 끊임없이 이뤄져 왔다.

고대의 건축을 보더라도 서양 건축의 그 모양의 화려함과 한국 전통 건축물의 수려함을 보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된다.

이러한 건축물이 건축적 구조와 기능을 최대한 살리면서 그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면 현대 건축에서의 건축물은 구조나 기능보다 앞서서 건축물의 외관에 더욱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유리의 사용이 많아지고 서로 다른 화려한 외장 마감재의 사용이 많아져서 보기에는 정말 고급스러움이 그대로 배어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외장 마감재의 사용으로 냉·난방비는 올라간다.

또한 마감재의 성질 차이에서 오는 미세한 하자에서 유발되는 심각한 구조적 하자의 발생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건축물의 외장은 가급적 동일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외관에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는 포인트 이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포인트가 너무 많은 건축물은 아름답기보다 조잡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작은 건축물의 경우에 더욱 두드러지는데, 요즈음 많이 지어지는 소규모 전원주택들을 보다 보면 고급스럽고 화려하긴 한데 조금은 조악해 보이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지어진 지 얼마 안 되는 고급 전원주택에서 이런 연유로 발생하는 하자 보수를 상담해 올 때면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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