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과 한정승인자의 근저당권 설정 행위 2015.05.01

남편이 사망하자 상속인인 아내가 한정승인을 했다.

한정승인을 한 아내는 남편의 부동산을 자신의 이름으로 상속을 원인으로 이전등기를 한 후에, 자신의 채권자(고유채권자)를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해줬다.

이 경우 남편의 채권자(상속채권자)가 우선할까?

아니면 아내의 채권자인 근저당권자(고유채권자)가 우선할까?

아내의 채권자가 우선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전합) 2007다77781 판결].

법원의 입장에 따르면 한정승인을 한 후에 한정승인자가 피상속인(남편)의 부동산에 대해 한정승인자 명의로 상속을 원인으로 하는 이전등기를 한 후에 한정승인자의 채권자를 위한 근저당권을 설정해줄 경우 한정승인자의 채권자가 우선하는 결과에 이른다(사해행위 별론).

그렇다면 한정승인자가 한정승인자의 채권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지 않은 경우는 어떨까?

즉 상속채권자와 고유채권자가 존재하는데, 한정승인자가 한정승인을 했고 한정승인자가 상속을 원인으로 해 한정승인자 명의로 이전등기를 경료했지만 해당 부동산에 한정승인자의 채권자(고유채권자)를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지 않았다면 어떨까?

이때 상속채권자와 고유채권자 모두 근저당권자와 같은 담보권자가 아니며, 이러한 경우 상속채권자와 고유채권자를 모두 일반채권자라고 부른다.

이런 경우라면 상속채권자는 한정승인자의 고유 재산에 대해, 한정승인자의 고유채권자는 상속 재산에 대해 각각 강제집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상속채권자가 우선하게 될 것이다.

즉 상속채권자는 한정승인 취지에 맞춰 남편의 재산이었던 해당 부동산만을 승소 판결을 근거로 강제집행할 수 있을 뿐이고, 아내의 고유 재산에 대해서는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남편이 사망 전에 남편 명의 부동산에 남편의 채권자(상속채권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줬고, 남편이 사망하자 아내가 한정승인을 하고 아내 명의로 상속을 원인으로 이전등기를 한 후 아내의 채권자(고유채권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줬다면?

이런 경우 해당 부동산이 경매에 들어가면 근저당권 순위대로 배당이 될 것이므로, 남편의 채권자인 상속채권자가 우선하는 결과에 이를 것이다.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법원(전합) 2007다77781 판결의 기본 논리 구조는 ‘일반채권자’ 대 ‘담보물권자(근저당권자)’의 구도를 전제한 판결 즉, 담보권이 일반채권에 우선한다는 구도를 전제한 것으로 이해하면 쉽겠다.

자료 제공: 티에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부동산 전문) 이승주 02-3477-0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