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이 없는 집합상가의 매매 2015.05.15

집합건물 상가를 매수하고자 한다. 그런데 내가 매수하고자 하는 상가를 포함해 벽을 허물고 옆에 붙어 있는 집합상가와 함께 임차한 임차인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집합건물은 일반적으로 벽과 기둥 그리고 지붕 등을 통해 독립성을 갖춘 구분소유를 전제한 개념인데, 내가 매수하려고 하는 집합상가의 벽이 터져 있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집합상가를 매수했을 때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집합건물로 등기된 부분임에도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집합건물과의 사이에 벽이 허물어져 있는 상황이라면, 해당 집합건물을 집합건물법이 인정하는 집합건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벽을 원상복구한 다음 매수하는 것이 집합건물법상의 집합건물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내가 매수하고자 하는 집합건물과 바로 옆의 집합건물을 함께 임차한 임차인이 존재하고 그곳에 인테리어를 한 상황이라면, 벽을 원상으로 복구한 다음 해당 집합건물을 매수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올바른 선택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임법’)상의 환산보증금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것인데, 상입법이 적용되는 환산보증금이라면 집합상가 매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 이러한 경우라면 매도인과 임차인이 함께 참가해 매매계약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차 종료 시 벽에 대한 ‘원상복구’를 어떻게 할지를 명확히 해두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상임법이 적용되지 않는 환상보증금일 경우에는 매도인과 매수인 그리고 임차인의 3자 합의로 임대차 승계가 가능하므로, 3자가 모인 자리에서 매매계약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서 설명한 방식대로 벽에 대한 ‘원상복구’ 문제를 정리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는 등기사항증명서상으로는 집합건물이지만 집합건물법상 집합건물로서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부동산이 경매에 부쳐진 경우에, 요건 충족에 대한 보정을 명하고 요건을 충족할 경우 경매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집합건물법상 집합건물로서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경매가 진행될 경우 상황에 따라 경매 개시 결정에 대한 이의도 가능할 것이다.

벽이 허물어진 집합상가를 구매하고자 할 경우에는 위와 같은 사정을 인지하고 매매 절차를 수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참고로 집합상가의 특수성을 고려해 집합건물법 제1조의 2는 일정 요건 하에 ‘구분점포’라는 개념 하에 벽이 없는 ‘오픈 상가’를 인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집합건물법 제1조의 2는 본 논의에서 고려하지 않았다.

자료 제공: 티에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부동산 전문) 이승주 02-3477-0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