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월부터 집에서 계좌 개설 가능해 2015.06.02

올해 12월부터는 은행의 창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해당 은행 첫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다.

대신 신분증 사본, 영상 통화 등을 활용한 다중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해 사고를 예방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비대면 실명 확인 방안’을 발표했다.

비대면 실명 확인 방식 도입 확정

비대면 실명 확인은 금융소비자가 예금·증권 등 금융 상품에 가입할 때 해당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실명을 확인하는 방안이다.

이번 조치는 1993년 금융실명제 도입 당시 실명 확인은 대면으로 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22년 만에 바꾼 것이다.

기존에는 고객이 예금·증권 등 금융 상품을 가입할 때 금융사 창구를 방문하면 금융사 직원이 신분증의 실명 확인·증표상의 사진과 고객의 얼굴을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새롭게 바뀌는 체제에서는 소비자가 온라인상에서 실명을 확인하고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집이나 직장에서 은행·증권사의 첫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통장이나 현금카드 이외에도 보안카드, 공인인증서 등을 발급할 때도 비대면 실명 확인이 허용된다.

금융위는 낡은 규제 혁신을 통한 금융 개혁 차원에서 유관 기관과 함께 해외 사례를 분석하고 각 분야 전문가의 의견 수렴을 거쳐 비대면 실명 확인 방식 도입을 최종 확정했다.

비대면 실명 확인 방식 중 최소한 2가지 이상 병행해야

금융위는 해외 주요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비대면 실명 확인 방식 중 실명 확인 정확도가 높은 4가지 방식을 방안으로 규정하고 최소 2가지 수단 이상을 병행하도록 했다.

△ 신분증 사본 제시 : 고객이 신분증을 촬영 또는 스캔해 온라인(모바일 포함)으로 제출하면 금융사가 증표 발급 기관에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

△ 영상 통화 : 금융사 직원이 고객과 영상 통화하면서 육안 및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해 신분증상의 사진과 고객의 얼굴을 대조하는 방식.

△ 현금카드 전달 시 본인 확인 : 카드 등을 고객에게 우편 등으로 전달 시 전달 업체 직원이 증표를 통해 실명을 확인하는 방식.

△ 기존 계좌 활용 : 타 금융사에 이미 개설된 계좌로부터 소액 이체 등을 통해 고객의 동 계좌 거래 권한을 확인하는 방식.

이에 따라 고객이 금융사에 신분증 사본을 보내고 직원과 영상 통화를 하거나 직원과 영상 통화를 하고 카드를 받을 때 본인 확인이 되면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금융사 자체적으로 타 기관 확인 결과 활용, 다수의 개인 정보 검증 등 추가 확인 방식을 선택해 적용하도록 권장할 예정이다.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실명 확인하는 방식을 도입할 경우에는 총 3가지 이상의 비대면 실명 확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중복 확인을 의무화해 비대면 방식의 실명 확인이 느슨하게 운용될 것이라는 선입견이나 오해를 불식시키고 거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12월부터, 그외 금융사는 2016년 3월부터 시행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 작업을 거쳐 은행권에선 올해 12월부터, 증권·자산운용사와 저축은행·농협·수협·새마을금고·우체국 등 여타 금융사는 2016년 3월부터 비대면 실명 확인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비대면 실명 확인이 명의 도용 등 금융사기나 대포통장 생성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비대면 거래 때 고위험 고객에 대해서는 자금원이나 거래 목적 확인을 강화하고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해 불법 행위 적발 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국의 발전된 IT 인프라와 핀테크 기술을 감안해 비대면 방식을 허용한 것”이라며 “금융 규제를 개혁함으로써 소비자 입장에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금융 서비스의 이용이 가능해지고, 향후 인터넷 전문 은행 설립 기반 마련 및 자본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라 기자 ksr8503@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