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4곳,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혜택 2015.06.29

국내 대기업 10곳 중 4곳이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혜택을 주는 단체 협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는 2013년 말 기준 매출액 10조원 이상 상위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단체 협약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11곳(36.7%)에서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규정이 있고 14곳(46.7%)은 인사·경영권에 대한 노조 동의 조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합리적 교섭 관행 정착을 위한 ‘위법·불합리한 단체 협약 개선 지도 계획’의 일환으로 매출액 상위 30개 대기업 중 제조업 18곳, 금융·보험법 5곳, 운수·창고·통신업 4곳, 도·소매업 3곳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 따르면 위법한 내용의 단체 협약을 둔 사업장은 30곳 중 16곳으로 조사 대상의 53.3%였다. 이 중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규정이 있는 사업장은 11곳(36.7%), 법상 복수 노조가 보장돼 있음에도 특정 노조만을 유일한 교섭 단체로 인정한다는 규정을 둔 사업장이 10곳(33.3%)이었다.

인사·경영권에 대한 노조 동의(합의) 규정이 있는 사업장은 14곳으로 조사 대상의 46.7%로 집계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배치 전환 등 인사 이동·징계·교육훈련 시 노조 동의(합의)를 얻도록 한 곳이 11곳(36.7%), 정리해고·희망퇴직 시 7곳(23.3%), 기업 양도·양수·합병·매각 등 조직 변동 시 5곳(16.7%), 하도급 시 4곳(13.3%) 등이다.

고용부는 이처럼 법에 위배되거나 과도하게 인사·경영권을 제한하는 단체 협약에 대해 우선 올해 8월 말까지 노사가 자율적으로 개선하도록 기회를 주고, 위법한 조항을 개선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정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인사·경영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조항은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한 대응을 어렵게 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고용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노사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자율 개선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업의 인사·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사항은 노사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노사 간 협의를 통해 개선할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ksr8503@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