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유망 직종 - 분쟁조정사 2015.07.06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womanup.seoulwomen.or.kr)은 여성 유망 직종 20개를 제안하는 ‘여성 유망 직종 20선’을 발행했다. 책자에 실린 여성 유망 직종 중 공공·안전 영역에 선정된 ‘분쟁조정사’에 대해 알아본다.

사람들은 살아가며 가족, 이웃, 직장, 공공기관 등 모든 곳에서 갈등 상황과 직면하게 된다.

삶의 불청객으로 끼어드는 이 수많은 문제들로 인해 법적 소송은 시시비비를 가리는 대표적인 해결 방법이 돼왔다. 그러나 재판 과정 중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의 문제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제 사람들은 당사자 간의 합의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고민의 선봉에 서 있는 사람들이 바로 ‘분쟁조정사’다. 분쟁조정사는 일종의 대안적인 갈등 해결 방법으로, 중립적 위치에서 양측의 당사자들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타협점에 도달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직무 내용

최근에 널리 적용되고 있는 대안적 분쟁 해결 제도 또는 대안적 갈등 해결 방식은 소송 절차에 의한 판결을 하지 않고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대안적’이란 공공적 의미에 반대되는 사적이라는 의미와 강제를 대신하는 자율적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분쟁조정사는 대안적인 갈등 해결 방법을 사용해 분쟁 혹은 갈등 상태에 있는 양측의 당사자들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중립적인 제3자를 말한다.

이때 분쟁조정사는 당사자들에게 특정 조정안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과정을 통해 당사자 스스로가 원하는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가도록 안내해 당사자들이 스스로 합의하도록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갈등 조정은 비사법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갈등(가족·상사·주민·노동·공공·학교 갈등 등)의 해결을 중립적인 제3자가 지원하는 대안적인 갈등 해결 방법이다.

분쟁조정사는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합의를 만들어 나가도록 촉진하고, 당사자 일방에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또한 분쟁조정사는 갈등을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하에 갈등 해결 과정을 진행하는 진행자, 촉진자, 도우미의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가다.

즉 법원에서의 판결과는 달리 조정은 당사자들의 합의 결과에 대해 강요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분쟁조정사는 당사자들이 원활한 대화를 통해 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서로의 필요 사항·가치·감정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며, 문제 해결에 필요한 창의적인 대안을 개발하도록 당사자들을 유도해야 한다.

직업 현황 및 전망

현재 우리나라는 법원 내에 의료, 소비자 보호, 상사 분쟁, 노사 분쟁, 금융 분쟁, 건설 분쟁, 가사 분쟁 등 민사 조정 제도가 도입돼 있다.

이처럼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조정이 시도되고 있지만 일반인에게 조정을 통한 갈등 해결은 체감하기가 어렵고 인식 수준 또한 낮다.

그러나 갈등 해결이나 조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조정중재협회·한국갈등관리조정연구소·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부설 갈등해결센터 등 민간 기관에서 해외의 분쟁조정사 자격 인증 제도를 그대로 도입해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법률 사건에 대한 조정, 화해 서비스의 제공은 변호사법의 위반 문제와 부딪혀 분쟁조정사 직업을 도입하는데 현재로써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분쟁조정사가 일정한 직업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화해, 중재, 조정 등의 대체적인 분쟁 해결 지원 자격을 변호사로 한정하는 제도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갈등 조정이 활용되는 분야는 무수히 많다. 가정, 학교, 직장, 지역사회, 주민사회, 단체, 국가, 민족 등 다양한 곳에 갈등이 존재한다.

분쟁조정사 직업의 도입은 갈등 공화국(OECD 국가 중 ‘사회갈등지수’ 5위)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분쟁조정사가 직업으로서 도입된다면 현재보다 통일된 교육 양식이나 표준을 갖춰 전문 자격 제도의 추진과 함께 전문인으로서 자격 요건이 명확히 규정되리라 예상된다.

박미영 기자 na2000@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