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기간·해지 요건 개선 2015.08.25

<사례 1> 작년 말 퇴직한 김영식(가명, 52세)씨는 올해 초 퇴직금을 투자해 치킨집을 차렸다. 처음으로 하는 사업이라 창업 초에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자영업자를 위한 고용보험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됐다. 하지만 사업자등록 후 6개월 이내에만 가입할 수 있어 가입을 포기해야 했다.

<사례 2>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원(가명, 49세)씨는 지난 5월부터 메르스로 매상이 줄어 자영업자 고용보험료를 3개월 연체했다. 겨우 영업이 살아나 밀린 보험료를 내려고 한 이씨는 보험료 체납으로 자동 해지가 된 것을 알게 됐다.

내년부터 김씨·이씨와 같이 고용보험의 가입 기간 제한과 자동 해지 요건 등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자영업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가 자영업자 고용보험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정기국회에 관계 법령(보험료징수법령)의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의 생활 안정 및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자영업자 고용보험제도’가 가입 기간 및 자동 해지 요건이 엄격해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 이의 개선을 위해 마련된 조치다.

개선 방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기간과 보험료 체납으로 인한 보험 자동 해지 요건이 완화되고, 체납 처분 제도도 폐지된다.

현재는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기간 제한이 사업자등록일부터 6개월 이내로 돼있으나 1년 이내로 늘어난다.

또 자동 해지 요건도 3개월간 연속해서 보험료를 체납할 경우였으나 6개월 연속으로 체납할 때 해지되는 것으로 완화된다.

아울러 보험료 체납 시 급여 제한, 보험 관계 자동 해지 등 제재가 있는데도 별도로 체납처분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중복 제재라는 지적이 있어 타 사회보험처럼 자영업자의 경우도 체납처분제도를 폐지할 계획이다.

장기 가입자 우대, 취업이나 업종 전환 시 특화 프로그램도 제공

건전한 보험 운영이 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장기 가입자가 많아야 하나, 현재의 제도는 장기 가입자에 대한 혜택이 부족해 이들에 대한 우대 방안도 검토해나가기로 했다.

또한 자영업자가 폐업 후 근로자로 취업하거나 업종을 전환할 경우 관련 직업훈련 및 전직 지원 등에 필요한 특화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받을 수 있게 한다.

더불어 훈련 프로그램 참여 시 시간·장소적 제약을 받는 자영업자를 위해 주말·야간 과정과 온라인 동영상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기획재정부 및 중소기업청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자영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 등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자영업자 고용보험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업종별 협회 등 관련 단체와 협조해 성수기 동안 집중 홍보를 하고, 자영업자들을 직접 찾아가서 제도 가입을 권유하는 근로복지공단의 가입 서비스 요원(300명)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을 늘리기 위해 보험사무대행기관(6월 기준 2251곳)을 자영업자 가입 채널로 활용할 예정이다.

박미영 기자 na2000@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