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유망 직종 - 잊혀질 권리 ‘디지털 장의사’ 2015.09.02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womanup.seoulwomen.or.kr)은 여성 유망 직종 20개를 제안하는 ‘여성 유망 직종 20선’을 발행했다. 책자에 실린 여성 유망 직종 중 과학·정보 영역에 선정된 ‘디지털 장의사’에 대해 알아본다.
디지털 장의사는 고인(故人)이 생전에 활동했던 사이버 활동을 정리·관리해주는 직업이다. 이들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생전에 인터넷에 남긴 흔적들을 정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디지털 장의사의 주요 업무는 고인이 생전에 가입한 이메일 및 SNS의 계정을 삭제하고, 계정 삭제로 삭제되지 않는 인터넷 게시판의 글·사진 및 댓글 등을 삭제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메일 발송자에게 의뢰인이 사망했음을 알리는 응답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인터넷에 남겨진 고인의 개인정보를 활용한 인터넷 사기 및 정보 도용을 방지하는 업무를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장의사의 업무가 사후 디지털 유산의 정리뿐 아니라 과거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록들을 지우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따라서 직업을 부르는 명칭도 디지털 장의사, 디지털 세탁소 등이 함께 사용되고 있다.
또한 개인의 과거의 인터넷 기록을 삭제해서 평판을 관리해 주기도 하기 때문에, 온라인 평판 관리 업체라 칭하기도 한다.
취업처 및 전망
디지털 장의사가 되기 위한 특별한 전공의 제한이나 자격 요건은 없다.
국내의 대표적인 디지털 장의사 기업으로는 산타크루즈캐스팅컴퍼니, ㈜스키퍼 등 10여곳이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제3자에게 알려줄 수 없기 때문에, 고인의 SNS 및 미니홈피 등을 가족이 대신 운영하거나 폐쇄할 수 없고 상속 또한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 등 피해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온라인상에서 개인정보 삭제 요청권을 일컫는 ‘잊혀질 권리’의 법제화를 준비하고 있다.
방통위는 3기 위원회 정책 과제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잊혀질 권리와 디지털 유산 등 법·제도 구축에 착수했다.
특히 유족이 인터넷상 개인정보를 보호 및 처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이용자가 미리 정한 자에게 자신의 계정을 상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인터넷 사업자가 제공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외 인터넷상의 흔적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 등 새로운 일자리와 연계한 제도 개선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09년 3만5167건이었던 개인정보 침해 신고 상담 건수가 2014년에는 15만8900건으로 5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러한 개인들의 정보 침해에 대한 관심 증가와 ‘잊혀질 권리’의 법제화 착수 등 일련의 정책들이 실행되게 되면 앞으로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체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며, 특별한 자격 요건이 없어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창업도 가능하다.
디지털 기기의 보급이 확산되고,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이 온라인상에 남기는 글·사진·동영상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반면 과거에 올렸던 사진이나 동영상, 글로 곤란을 겪게 되는 사람들도 그만큼 늘었다.
이러한 수요로 인해 디지털 장의사가 탄생됐고, 앞으로도 그 전망은 밝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기관
아직까지 디지털 장의사 관련 자격증이나 특화된 교육기관은 없다.
하지만 업무 성격상 컴퓨터 활용 능력이 중·고급 수준이 돼야 하기 때문에, 관련 전공자거나 경력이 있다면 유리하다.
그 외에도 법적 제도화가 준비 중이기 때문에 관련 법안이나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대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 제고, 소셜미디어 활용 능력 향상 등 꾸준한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이 직종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의 신직업별 육성 추진 계획의 중장기 검토 과제로 선정되는 등 향후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래 전망은 긍정적이다.
박미영 기자 na2000@mediawil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