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낭만 고을’ 주문진 2015.09.10

주문진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오징어를 출하하는 곳으로, ‘물품을 주문받아 운반하는 나루터’라는 뜻을 가졌다.

바다를 즐기고 먹을거리도 즐기는, 일석이조의 주문진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소돌항 아들바위공원

주문진 북쪽 해안도로를 타고 쭉 올라가다 보면 파란 하늘 그리고 에메랄드 빛 바다와 대비돼 더욱 눈에 띄는 그림 같은 빨간 등대를 만나게 된다. 그 등대를 지나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아들바위공원에 도착한다.

주문진의 명물 중 하나인 아들바위는 지각 변동으로 인해 해저에 있던 돌이 지상으로 솟아올라 생긴 바위다.

절벽과 바위들이 오랜 시간 바람과 파도에 깎이면서 독특한 모양을 형성해 바위만으로도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아들바위에는 한 가지 전설이 있는데 먼 옛날 노부부가 이곳에 와서 백일기도를 드린 후 득남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곳에 와서 소원을 빌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전설이 내려져 온단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이런 재미있는 전설이 이곳을 한층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밖에 아들바위공원을 더욱 의미 있게 감상하고 싶다면 투명카누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0분에 5000원이면 사랑하는 사람과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일출 명소로도 알려져 있으니 시간이 된다면 해돋이를 감상하러 와도 좋겠다.

주문진 수산시장

주문진에 와서 수산시장을 빼먹었다면 결코 주문진에 왔다고 할 수 없다.

주문진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매력들을 한곳에 모아둔 집합소라 할 수 있는 주문진 수산시장은 단연 주문진 여행의 필수 코스다.

어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북적북적함과 터질 듯 가득 찬 생동감, 구수한 생선 비린내 그리고 동해의 인심 등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수산시장의 매력 중 먼저 피부로 와 닿는 건 바로 가격. 일반 횟집에 비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회와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

또한 수산시장 초입에는 각종 생선을 구워주는 생선구이 자판이 즐비한데 이를 즐겨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다.

주문진 수산시장에서도 회를 먹기 위해선 따라야 하는 시스템이 있다.

먼저 횟감을 고르고 결제를 한다. 그리고 이 횟감을 회를 떠주는 아주머니들이 있는 뒷골목으로 가져가야 한다.

활복 비용으로 4000원을 별도로 지불한 후 그 뒤에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간이식당으로 가서 거기서 회를 먹는다. 당연 채소 값, 매운탕 가격은 별도다.

약간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바다 바로 옆에서 먹는 대가라 생각한다면 충분히 감당할 만하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팁은 꼭 현금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 카드 결제는 절대 불가다.

어민시장

주문진 수산시장 바로 옆에는 어민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어민시장의 입구에는 ‘강릉시 어업인이 생산한 수산물(자연산)만 판매하는 장소입니다’라고 적혀 있을 정도로 어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한 시장이다.

이곳의 피크 타임은 바로 아침이다. 마을 어민들이 매일 아침 어선을 끌고 잡아온 수산물들을 저렴하게 판매하기 때문에 이곳은 아침이 제일 활기차다. 아침부터 호사를 누리고 싶다면 어민시장에 오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특히 8월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홍게철이 시작되기 때문에 홍게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여기서 구입한 홍게, 골뱅이, 문어 등은 근처 횟집에서 2만원을 내면 쪄주기 때문에 바로 먹을 수도 있다.

미각과 주머니 사정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싶다면 어민시장으로 향하자.

영진 해수욕장

든든히 배를 채웠으니 해수욕장으로 떠나자.

9월에는 대부분의 해수욕장이 폐장을 하기 때문에 해수욕을 하기엔 힘들지만 신발을 벗어 들고 바닷물에 발을 적시며 해변을 산책하기엔 최적의 시기다.

특히 간이 해변이라 할 수 있는 영진 해수욕장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사람도 적고 바다도 매우 깨끗하다.

이게 바로 주문진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북적북적하고 생기 넘치는 주문진항을 조금만 벗어나면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조용하고 깨끗한 해변이 있다는 것.

오징어빵

영진 해수욕장의 길 건너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들이 해안을 따라 나란히 서 있다.

이런 카페들 사이에 조그맣게 자리를 잡고 있는 한 가게가 있는데, 이곳에서 주문진의 명물 중 하나인 오징어빵을 맛볼 수 있다.

오징어빵은 세계에서 최초로 오징어 분말과 오징어 천연 추출물을 첨가한 빵으로, 오징어빵을 한입 베어 물면 쫄깃한 오징어 조각이 함께 씹히면서 재미있는 식감을 선사한다.

대동면옥

이곳 대동면옥이 주문진 여행의 마지막 코스다.

대동면옥은 주문진에서 꽤나 유명한 막국숫집으로, 만화 식객에도 등장했을 정도로 전통 있는 가게다.

이곳의 주력 메뉴는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그리고 수육이다.

막국수도 막국수지만 특히 수육을 시킬 때 함께 나오는 가자미식혜가 정말 별미다.

양도 푸짐해 기분 좋게 한 그릇 먹고 갈 수 있는 곳이다.

기회가 된다면 강원도에만 파는 동동주인 옥수수 동동주도 한 사발 곁들이면 금상첨화겠다.

글·사진 : 김현지 기자

기사 제공 : 테니스코리아(www.tenn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