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 책임을 매수인에게 부과하는 부동산 매매 계약 2015.10.06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부동산 매도인은 등기 이전 의무와 부동산 명도 의무 등을 부담하고, 부동산 매수인은 대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매도인의 부동산 명도 의무에는 임차인을 내보낼 의무도 포함될 것이나, 보통은 임차인의 보증금을 매수인이 승계하는 것으로 약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매수인이 매도인의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그런데 최근 상담 사례 중 무단 임차인을 매수인이 내보내도록 하는 매매 계약을 발견한 바, 계약서 검토 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상담 내용 일부 각색).

상담인은 신탁회사와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신탁회사가 제시하는 매매계약서에 서명 및 날인을 하고 계약금을 지급했다.

부동산을 신탁회사(수탁자)에 신탁한 곳은 시행사(신탁자)였는데, 시행사가 부도가 나서 부실 채권을 관리하는 회사(NPL 회사)가 실질적인 신탁자가 된 상태라고 한다.

상담인은 신탁회사와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의 진행은 NPL 회사가 진행한 것으로 보였다.

또 NPL 회사는 현재 부동산을 점유하는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이 승계되는 듯한 설명을 하고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계약 승계가 불분명한 상태였다.

계약 승계가 명확하다면 잔금 지급 시 보증금의 승계 문제 등이 계약서에 적시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약정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계약서에는 무단 임차인의 명도 책임을 매수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적시돼 있었다.

결국 계약서의 내용은 구두 설명과 판이하게 다른 것이었고, 일반적인 계약보다 훨씬 불리한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신탁회사를 상대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수탁자(신탁회사) 또는 신탁자(NPL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우선 계약서의 계약 해제 사유를 확인해 봤는데, 특별히 계약서를 근거로 계약을 해제할 만한 사유가 보이지 않았다.

손해배상 문제도 아직 손해가 현실화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할 때 문제 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착오나 사기 등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는가?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구두 약속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불리한 약정임에도 불구하고 매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할 경우 임대 수익이 그 불리함을 상쇄할 수 있다면 해제나 취소를 고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료 제공 : 티에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부동산 전문) 이승주 02-3477-0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