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0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섬유근통’ 2015.11.25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섬유근통’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09년 4만1000명에서 2014년 7만3000명으로 연평균 1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근통’ 진료 환자는 2014년 남성 2만3000명, 여성 5만명으로 매년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이상 많았다.

또한 ‘섬유근통’ 진료 환자 전체의 성별 비중을 살펴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전체 환자의 68%가 여성이고 이 중 58%가 50~70대로서 50~70대 여성이 전체 환자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전하라 교수는 “섬유근통에 대한 국내외 여러 역학 자료에서 섬유근통 환자의 대다수가 여성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다. 하지만 ‘섬유근통’이 50~70대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폐경 이후 호르몬의 불균형을 하나의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뻣뻣하고 압통이 느껴지는 ‘섬유근통’

섬유근통은 만성 전신 통증과 다발성 압통·피로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만성 질환이다.

이외에도 수면 장애, 두통, 정서 장애(불안·우울 등), 집중력 장애, 소화기 증상(소화불량·변비·설사 등) 등이 동반될 수 있다.

3개월 동안 거의 매일 통증이 나타나며, 특정 근육골격 계통 질환이라기보다는 통증 인지 과정의 변화로 보인다. 또 다양한 신경정신학적 증상이 환자나 시간에 따라 나타난다.

이 질병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유전적 소인, 근육과 힘줄에 반복적인 미세 외상, 수면 장애, 자율신경 이상, 호르몬 이상, 중추신경계의 통증 조절 이상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중추신경계에서 통증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있어 발생한다는 가설이 가장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이것은 중추신경계 통증 조절 이상으로 인해 신체 내 통증 전달 물질 간의 불균형이 생겨 통증 억제 역할을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은 감소되고 통증 전달 물질은 증가돼 통증을 느끼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 몸을 19개의 부위로 나눠 그중 몇 군데가 아픈지 표시하는 ‘전신통증지수’와 피로·잠에서 깨어날 때의 기분·기억력이나 집중력 정도·신체 증상 정도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증상중증도척도’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만족하면서 통증을 야기할 수 있는 다른 질환이 없는 경우 진단할 수 있다.

섬유근통은 전신통증지수가 7점 이상이면서 증상중증도척도가 5점 이상이거나 전신통증지수가 3~6점 사이면서 증상중증도척도가 9점 이상에 해당하면 진단할 수 있다.

균형 잡힌 식단과 비약물적 치료 병행해야 치료 효과 높아

통증·수면 장애·피로 등과 같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치료의 주된 목적이며, 약물 치료와 비약물적 치료가 있다.

약물 치료에는 항우울제(삼환계 약물·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등), 항뇌전증 약물(프리가발린), 트라마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아세트아미노펜 등이 사용되는데 잠을 자기 1~2시간 전에 복용해야 한다.

비약물적 치료에는 인지행동 요법과 운동 요법이 있다.

인지행동 요법은 통증에 너무 몰두하지 않고 좋아하는 활동을 하도록 행동을 바꾸게 해 통증에 대한 관심을 돌리도록 하는 방법이다.

또한 운동 요법으로는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과 같은 저강도나 중등도의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

이런 운동은 최소 일주일에 2~3회, 20~30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면 장애, 통증, 피로 등이 호전되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 등의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일상생활의 스트레스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도 잘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섬유근통을 진단받았다면 값비싼 약이나 전문 치료에만 치우치지 말고 균형 잡힌 식단과 비약물적 치료를 함께 병행하는 것이 치료에 더 효과적일 것이다.

한승영 기자 ashs@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