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자연이 있어 좋은 곳, 샌디에이고 2015.12.08

캘리포니아의 관광 도시 하면 로스앤젤레스를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정작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 두 도시를 여행하고서 살고 싶어진 곳은 샌디에이고였다.

세련된 도시에서 일상을 보내다 여유가 그리울 땐 가까운 바닷가로 가면 그만이다.

태평양이 보이는 해변에서 책을 읽거나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모습은 이곳에선 일상 그 자체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답게 복고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동물원과 시월드 등 테마파크를 자랑하며 100㎞가 넘는 해변이 펼쳐진 곳.

미국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힌 이유를 알 것 같다.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에 도시가 반짝반짝

△ 스페인풍 건물과 예쁜 연못이 어우러진 발보아 공원.  

△ 코로나도 해변에 있는 독특한 외관의 호텔 코로나도.   

△ 독특한 자연 풍경을 자랑하는 라호야 해변.

샌디에이고는 최근 10년 새 급성장하며 현대적이고 화려한 도시로 변신했다.

게다가 자연을 늘 염두에 두고 개발된 덕분에 시민들은 어디서나 자연과 함께 휴식하고 여유를 누릴 수 있게 됐다.

꽉 막힌 도시가 답답해도 편리함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에 쏙 드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다운타운 복동쪽에 펼쳐진 발보아 공원은 샌디에이고 시민들의 대표적인 쉼터.

면적 5.6㎢의 넓은 공원에는 곳곳에 야자수가 있어 캘리포니아에 있음을 실감하게 하고 피크닉 장소로도 그만이다.

넓은 연못과 스페인풍 건물이 어우러진 이곳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발보아’라는 명칭도 태평양을 처음으로 발견한 스페인 사람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한다.

미국적인 분위기보다는 파리나 스페인 등 유럽의 분위기가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 알록달록 파스텔 돌이 깔린 스페니시 거리에서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발보아 공원은 드라마 <상속자들> 촬영지로도 알려지면서 얼마 전부터 한국 관광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예쁜 건물도 많고 정원도 아름다워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공원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도 펼쳐지고 미술관과 박물관, 동물원, 극장 등이 모여 있어 문화의 정취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샌디에이고 미술관에는 피카소, 모네, 렘브란트, 루벤스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공원 전체에 정원만 해도 10개가 넘고 레스토랑과 숍도 있다.

잔디밭에 앉아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햇살을 쬐며 종일 앉아만 있어도 좋을 것 같다.

좀 더 편하게 공원을 둘러보고 싶다면 무료로 운행되는 빨간색 공원 트램을 타보자. 발보아 주요 시설들을 정차하기 때문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샌디에이고 국제공항 주변에 위치한 올드타운은 샌디에이고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는 곳.

샌디에이고의 발상지로 당시의 목조건물과 상점들을 복원해서 옛날 모습을 재현했다.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기도 했으며 멕시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맛집도 많고 전통 공예품을 파는 가게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올드타운에서 운행되는 트롤리 버스도 이곳의 명물. 기사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올드타운 명소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트롤리 정차역 중에는 크루즈선 터미널도 있는데 크루즈를 타고 샌디에이고 시가지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특별하다. 보통 1시간 코스에 23달러. 식사가 포함된 브런치 크루즈도 있고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디너 크루즈도 낭만 있다.

트롤리를 타고 다리를 건너 코로나도 섬에도 갈 수 있는데 고급스런 주택과 카페가 모여 있는 미국의 대표 부촌이다.

특히 코로나도 해변 옆에 위치한 호텔 코로나도는 1888년에 문을 연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과 배우, 작가 등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이 머물다 간 곳.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목재 건물로 호텔 같지 않은 외관부터 마음에 쏙 든다.

호텔 바로 앞에는 코로나도 해변이 있고 저녁에는 환상적인 석양을 볼 수 있다.

코로나도 해변과 함께 샌디에이고를 대표하는 라호야 해변은 부촌과 어우러져 고급 휴양지를 떠올리게 한다.

다양한 지형의 자연과 야자수, 태평양이 어우러진 이곳은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낭만적인 해변으로 꼽힌다.

특히 생태가 잘 보존돼 바다사자들이 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수영을 즐기는 아주 색다른 경험도 가능하다.

신나는 테마파크, 어른을 아이로 만들다

△ 샌디에이고 시월드를 대표하는 샤무 쇼.

△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샌디에이고 동물원.  

△ 시월드에는 돌고래쇼 등 해양동물과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샌디에이고에 가면서 가장 가슴을 설레게 한 건 시월드(Sea world, 주부들이 무서워한다는 그 시월드가 아닌 해양 테마파크)였다.

테마파크에서 비명을 지를 나이는 지났음에도 잘 훈련된 거대한 범고래, 샤무 쇼를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밤잠을 설칠 수밖에 없었다.

샌디에이고에는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가 가득한데 그중에서도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바로 시월드다. 해양 동물들과 트레이너들이 펼치는 환상적인 쇼는 찌릿찌릿한 감동을 주고 물을 이용한 놀이기구는 상상 그 이상이다.

시월드가 자랑하는 인기 쇼 ‘빌리브(Believe)’는 범고래 샤무가 트레이너와 펼치는 역동적인 무대. ‘샤무 쇼(Shamu show)’라고도 부르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관중석은 이미 만원이다. 큰 수조 안에 수중카메라가 설치돼 스크린을 통해서 물속 모습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귀여운 돌고래 쇼가 끝나고 드디어 등장하는 샤무. 트레이너를 태우고 빠른 속도로 수영하다 위로 던져 올리고 또 혼자 공중에서 몇 바퀴 돌고 관객 앞으로 가서 물을 뿌려주는 애교까지.

팬들이 “샤무! 샤무!”를 외치는데 소름이 돋으며 살짝 눈물을 흘릴 뻔했다.

동물과 사람의 교감이 이리 큰 감동을 주다니, 결국 오후에 펼쳐지는 샤무 쇼를 한 번 더 보고 샤무 인형까지 사고 말았다.

고래 쇼 외에도 시월드에는 바다표범의 쇼를 비롯해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고 쓰다듬을 수 있는 프로그램 등 바다 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많다.

18m 타워에서 물속으로 한 번에 떨어지는 놀이기구와 보트에 몸을 싣고 급류를 타며 물에 흠뻑 젖는 즐거움이 있는 놀이기구 등.

아쉬움이 남지 않으려면 오전 일찍 들어가 저녁까지 즐길 각오를 해야 한다.

1916년에 만들어진 샌디에이고 동물원에는 4000여마리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동물원에 갈 때마다 좁은데 갇힌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이곳은 동물들이 우리에 갇혀 생활하지 않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너무 넓어서 어떻게 돌아볼까 엄두가 안 난다면 가이드 딸린 버스 투어도 좋다.

샌디에이고에서 북쪽으로 약 50㎞ 떨어져 있는 칼즈배드에 위치한 레고랜드 캘리포니아는 완구 브랜드 ‘레고’의 테마파크. 레고로 만든 신기한 것들이 가득하다.

4살부터 10살 정도 아이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어른들에게도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이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공간이랄까. 미국 유명 관광지들을 레고로 만들어 놓은 미니월드는 감탄 그 자체다.

놀이시설도 여럿 있고 레고를 가지고 놀 수 있는 장소도 곳곳에 있다.

이것만 알고 떠나자!

▷ 가는 길 : 직항편이 없어 보통은 인천~LA 직항편을 이용한다. LAX공항에서 샌디에이고까지 차로 약 2시간 소요.

▷ 현지 교통 : 버스 노선이 잘 정비돼 대부분의 관광지까지 운행된다. 주요 명소를 도는 올드타운 트롤리 버스는 20년이 넘게 관광객들의 발이 되고 있다. 티켓은 39달러로 종일 무제한 이용 가능.

▷ 언어 : 영어가 공용어이지만 법률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 통화 : 단위는 달러와 센트. 동전은 25센트를 쿼터라고 하듯이 다른 이름이 더 많이 사용되기도 하므로 미리 알아둔다.

▷ 팁 문화 : 미국에서는 팁을 주는 것이 관례. 레스토랑에서는 15%가 적당하며, 팁을 동전으로 주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므로 1달러 지폐를 가지고 다닌다.

글·사진 : 하정화 객원기자

사진 제공 : 캘리포니아관광청

기사 제공 : 테니스코리아(www.tenn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