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이 늘수록 수명은 단축? 비만의 원인과 예방법 2016.01.07
살 찐 사람은 왠지 듬직하고 믿음직해 보이며 건강해 보인다.
그래서 살 찐 사람을 가리켜 흔히 ‘사장감’, ‘부잣집 맏며느리감’라 부르고 예전에는 은근히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부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동정하는 사람들이 많고 너 나 할 것 없이 살이 찌는 것을 걱정하며 싫어한다.
심지어 살 찐 사람은 구박마저 당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준치 이상으로 살 찐 사람은 영관급 장교에서 장군으로 승진할 수 없다고 한다.
또 최근에는 한국 어린이를 입양하려던 어느 호주인 부부가 호주의 관계 기관으로부터 너무 뚱뚱해 어린이를 입양할 자격이 없다고 거절당했다는 신문 보도도 있었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살 찐 사람은 마른 사람보다 활동이 둔하고 병에 잘 걸리며 일찍 죽을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야윈 쥐가 살찐 쥐 조상 간다’는 미국 속담이 나온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비만의 원인과 증상
살이 찌는 원인은 과음, 과식, 운동 부족 등으로 체내외 칼로리 소모량보다 공급량이 더 많아질 때 생기는 경우가 많다.
또 내적인 불균형과 내분비 계통의 이상으로 오기도 한다.
체질과도 관련이 있어 부모 중에 살 찐 사람이 있으면 그 자녀 중에는 살이 찌는 사람이 많다.
살이 찌면 처음에는 혈색도 좋아지고 탐스러워 보이지만 목이 굵어지고 가슴과 허리둘레가 넓어지면서 배가 나오고 엉덩이도 커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몸이 피로하고 호흡이 가빠져 요통과 사지통이 생기고, 피부에서는 피지나 땀이 많이 나오게 되며 습진·두드러기·땀띠 같은 피부병이 생긴다. 가벼운 운동에도 이내 숨이 가빠진다.
또 과음·과식으로 인한 위장 질환과 변비가 생기고 간에도 지방질이 축적돼 간장 질환이 오기 쉬우며 생식 기능도 저하된다. 때로는 신경통과 근육통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땀이 많이 나게 되면 수분의 소비가 많아지고 심장은 쓸데없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과로하게 된다.
필요 이상으로 살이 찌면 심장 질환,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증 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비만은 성인병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사상인으로 살펴보면 태음인이 기질적으로 과음·과식을 하고 식성이 좋아 대식가가 많으며 게으른 면이 있어 살이 잘 찐다.
게다가 채식보다는 육식을 즐기는 경향이 있으며 선천적으로 폐와 심장, 대장의 기능마저 약하다.
그러므로 태음인은 다른 체질의 사람에 비해 심장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 각종 비만성 질병에 걸리기 쉽다.
일반적으로 태음인의 얼굴은 불그스름하며 숨이 가쁘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경향이 있는데, 심장병·고혈압 등의 병세가 이와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태음인이 얼마나 이들 질병과 가까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심장병, 고혈압 등의 질병이 태음인만의 전유물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몸이 비대하지 않은 소양인에게서도 이러한 질병은 흔히 나타난다. 그래서 간혹 소양인에게 심장 질환이라는 진단을 내리게 되면 ‘심장에 이상이 있다고요? 난 살도 찌지 않았는데 …’라고 반문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데서 나온 소치다.
한의학적인 견지에서 볼 때 신장과 심장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선천적으로 신장 기능이 약한 소양인이 만성적인 신장 질환이나 성적 과로 등으로 인해 신장의 기능이 더욱 약해질 경우 협심증 같은 심장 질환이 생기는 것이다.
비만 예방법과 치료법
어떻게 해야 만병의 근원이 되고 수명까지도 단축시키는 비만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을까?
만약 비만증의 원인이 어떤 다른 병에 있다면 그 원인이 되는 병부터 치료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월경 장애와 더불어 갑자기 살이 찌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비만증의 원인이 된 월경 장애부터 치료해야 하는 것이다.
또 당뇨병의 초기에는 살이 찌는데 이럴 때 역시 신속히 당뇨병 치료를 해야만 살도 찌지 않고 건강도 지킬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비만의 원인이 과도한 영양 섭취와 운동 부족에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럴 때는 적절한 식이요법과 알맞은 운동을 통해 비만을 막아야 한다.
물론 살이 찌느냐 안 찌느냐 하는 것은 단순히 먹는 음식의 양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칼로리의 공급, 소모량에 따른 밸런스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음식을 먹는다 해도 신체 안에서 사용되는 칼로리의 양이 많으면 살이 찌지 않는다.
반면 음식은 별로 먹지 않더라도 신체 안에서 소모되는 칼로리의 양이 적으면 피하에 지방이 저장돼 살이 찐다.
신체에 남는 칼로리의 양을 줄여 살을 찌우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먹는 음식의 양부터 줄여야 한다.
특히 지방질이 많은 고기 종류의 음식을 피하고, 음료도 될 수 있는 한 제한하며, 맥주와 같은 주류는 금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갑자기 음식의 양을 줄이는 것은 좋지 않고 설사제를 함부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
대신 신체 활동에 필요한 단백질이나 비타민 등은 적당히 취해야 하므로, 생선·과일·야채 등을 적당량 먹고 가급적 염분이 적게 든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음식 절제와 함께 적당한 운동을 해야 되지만 갑자기 운동을 심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살 찐 사람들은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 가야 한다.
운동도 일부 근육을 단련시키는 역기나 아령 운동 같은 것보다는 몸 전체를 움직여서 체내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운동이 좋다.
걷기, 줄넘기, 체조 등을 매일 일정량 이상 해야 효과가 있다.
하루에 30분 이상 산책하거나 방 안이나 사무실 같은 곳에서도 틈나는 대로 팔 운동, 허리 운동, 팔굽혀펴기 등을 꾸준히 한다면 피로도 풀고 일의 능률을 올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운동은 특히 아침 일찍이나 저녁 식사 전의 공복에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게 되면 식욕이 더욱 증가해 자칫 음식 절제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처음 얼마 동안만 의지로 이를 극복해 내면 그 후에는 음식 절제가 한결 쉬워진다.
그렇다고 식욕을 감퇴시키는 약을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요즘 어린이의 비만증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는 단순한 과식 외에도 가정 문제, 학습 문제, 교우 문제 등에 따른 욕구 불만 해소책으로 과식한 것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강제적으로 음식만 절제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런 어린이에게는 부모가 비만을 촉진시키는 음식을 먹지 않도록 식단을 통해 자연스럽게 조절하게 하고 운동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이끄는 방법 외에도 욕구 불만의 원인을 찾아 제거시켜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음식 절제를 시키면서 부모나 다른 식구들이 그 어린이가 보는 앞에서 과식하거나 살이 찌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 않다. 비만증의 예방 및 치료는 비만증인 당사자 외에도 가족 등 주위 사람의 도움이 절대 필요한 것이다.
이 밖에도 비만증의 예방 및 치료법으로 온천 요법이나 발한 요법 등을 병행해서 실시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때도 살이 찐 사람, 특히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된다.
아무리 ‘먹는 재미가 사는 재미’라고 하지만 그 달콤한 ‘먹는 재미’ 속에는 목숨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 복병처럼 숨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 : 김두환 원장(성신한의원)
기사 제공 : 테니스코리아(www.tenn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