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한 도시, 오클랜드 2016.01.07

세련됨과 자연스러움의 완벽한 조화

신나고 짜릿한 액티비티를 여행 내내 질리도록 해보고 싶다면?

판타지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상상의 세계가 실제로 재현된 공간을 찾고 있다면 그곳은 ‘뉴질랜드’뿐이다.

뉴질랜드 전역 150군데가 넘는 곳에서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촬영한 피터 잭슨 감독은 후속작인 <호빗> 3부작을 준비하며 뉴질랜드 외의 나라는 촬영지로 고려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옛 지구의 속살이 드러나는 곳, 야생 그대로의 자연을 간직한 곳으로 뉴질랜드 만한 나라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렇듯 아름다운 장소로 꽉꽉 채워진 뉴질랜드의 남섬과 북섬을 정말 제대로 돌아보려면 최소 한 달은 계획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정. 만약 짧은 일정 동안 뉴질랜드의 다양한 모습을 접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오클랜드를 추천한다.

화산 활동으로 생긴 50여개의 분화구는 멋진 언덕으로 변신해 오클랜드 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또 요트가 늘어선 바다와 녹색의 공원, 파스텔톤 집들이 어우러진 컬러풀한 오클랜드는 산뜻함 그 자체다.

오클랜드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 멋진 요트가 많은 항해의 도시, 오클랜드.

“오늘 요트 타고 바다 한 번 나갔다 올까?”

뭔가 대단해 보이는 이 질문을 오클랜드에서 듣게 된다면 그리 놀라지 말자. 오클랜드에서 차는 없어도 요트는 가지고 있다고 할 만큼 인구당 요트 보유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로 꼽힌다. 괜히 ‘항해의 도시(city of sail)’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도심지에서 몇 분만 가면 바다를 만날 수 있고 항구에 빽빽하게 정박해 있는 요트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바다로 둘러싸인 길쭉한 모양의 오클랜드는 뉴질랜드 북섬뿐 아니라 남섬을 통틀어 가장 큰 도시로, 뉴질랜드의 경제·문화 중심지 역할을 한다. 사실 뉴질랜드 수도를 묻는 질문에 ‘오클랜드’라고 답하는 사람도 많은데, 실제 수도인 웰링턴보다 도시 규모도 크고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오클랜드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스카이 시티 타워 역시 도시의 위상을 보여준다. 스카이 시티 타워는 도심을 걷다 보면 어디서나 눈에 띌 만큼 높은데, 328m로 남반구에서 가장 높으며 날씨가 좋을 때는 멀리 섬들과 와이타케레 산맥이 보이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클랜드의 시티 타워가 특히 유명해진 이유는 아찔한 액티비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192m 아래로 떨어지는 스카이점프는 말만 들어도 심장이 떨린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다들 강심장인지 번지점프대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옛날 원주민들이 성인식 때 다리에 끈을 묶고 뛰어내리던 곳에서 번지점프가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퀸즈타운 카와라우강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번지점프대가 있다. 돈 주고 이런 걸 왜할까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스릴과 뿌듯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번지점프의 본고장 뉴질랜드에서 도전해보는 게 어떨지.

타워 꼭대기 전망대의 바깥 부분을 걸어보는 스카이워크도 강심장이 아니면 도전하기 힘들다. 가격은 각 225달러, 145달러. 싼 금액은 아니지만 오클랜드를 제대로 만끽하는 최고의 방법 아닐까.

오클랜드 하버브리지에서도 번지점프가 가능하다. 뉴질랜드의 한 번지점프 마니아는 2011년 하버브리지에서 1시간 동안 80번을 뛰어내리는 기네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고 한다. 가격은 160달러. 1시간 정도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다리 위, 아래 주변을 걷는 브리지클라이밍은 125달러다.

△ 다양한 분화구 언덕에서 멋진 풍경 보기.

오클랜드는 50개가 넘는 화산 분화구 위에 세워져 ‘언덕이 많은 도시’로도 유명하다.

언덕처럼 보이는 곳들이 대부분은 실제로 화산 활동을 거쳐 만들어진 분화구. 특히 오클랜드 시내 남쪽에 있는 마운트 이든은 환상적인 뷰 때문에 ‘에덴의 동산’이라고도 불린다.

다운타운에서 마운트 이든까지 버스로 25분 정도 걸리는데, 약 30분을 산책하듯 걸어 올라가면 초록색 분화구로 이뤄진 정상이 나타난다.

약 2만년 전 폭발한 사화산의 분화구로, 그 규모가 사진으로는 설명이 안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분화구 주변에서 젖소와 양떼가 풀을 뜯는 이색적인 모습도 정겹다.

다운타운에서 페리를 타고 갈 수 있는 마운트 빅토리아에서 바라보는 오클랜드 전망도 최고다.

오클랜드에서 발견하는 순수 자연

뉴질랜드 오클랜드는 해마다 여행 전문지 콩데나스트 트래블러가 발표하는 세계에서 친절한 도시 톱 10에 선정된다. ‘도시’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녹색의 공원도 많고 외곽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섬이 가득하다.

이런 곳에서 살면 까칠한 사람들도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아이들이 부럽기도 하다.

△ 오클랜드 주변에는 원시 자연을 간직한 명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오클랜드에서 페리를 타고 가는 섬 여행은 뉴질랜드의 원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오클랜드 북동쪽에 있는 하우라키만에는 크고 작은 신비의 섬이 가득하다. 도심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자연을 만날 수 있으니 오클랜드 여행이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 링기토토섬 주변에서 카누 즐기기.

오클랜드에서 가장 가까운 랑기토토섬은 페리를 타고 단, 20분이면 갈 수 있다.

약 600년 전에 여러 차례 화산 활동을 거쳐서 생겨난 섬으로, 랑기토토섬이 잘 보이면 그날 운이 좋다는 미신 때문인지 이 섬이 잘 보이는 곳의 집값이 특히 비싸다고 한다.

2시간 정도 걸리는 등산 코스를 따라 가다 보면 마치 원시 정글을 탐험하는 기분이다. 현무암과 독특한 바위들, 처음 보는 식물과 꽃이 많아서 등산객들이 많지 않을 때는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뉴질랜드 와인에 관심 있다면 오클랜드에서 페리 타고 40분 정도 걸리는 와이헤케섬으로 가자. ‘와인의 섬’으로 불릴 만큼 맛있는 와인을 자랑한다.

30여개가 넘는 와이너리가 넓게 펼쳐져 있고 맛있는 레스토랑도 많아 제대로 미식 여행을 할 수 있다. 특히 머드브릭 빈야드는 유럽 와이너리 부럽지 않을 만큼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한다. 섬이 꽤 크기 때문에 제대로 보려면 자동차를 렌트하거나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의 기분을 잠시 만끽하고 싶다면 주말 마켓을 둘러보는 건 어떨까. 주말 아침을 시장에서 해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즉석에서 만든 핫도그, 샌드위치는 안 먹고는 못배긴다.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구경하는 것만으로 배가 부른 시티 파머스마켓은 브리토마트역 주변 고어스트리트에서 열려 관광객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파넬 빌리지에서 열리는 프렌치 마켓에도 먹거리가 가득하다. 전통과 멋스러움이 공존하는 곳, 파넬 빌리지에는 감각적인 쇼핑몰과 부티크·레스토랑이 있어 활기차면서도 차분함을 간직하고 있다. 다양한 파스텔톤으로 칠한 건물들도 산뜻하다.

아기자기한 핸드메이드 제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데번포트 크래프트 마켓으로 가자. 매달 첫째 일요일에 열리는데, 오클랜드 시내에서 페리를 타면 10분 만에 도착한다. 액세서리, 화장품, 생활용품, 가구 등 품목도 다양해 특별한 사람을 위한 선물을 고르기에 딱이다. 데번포트는 한적하고 작은 마을로 공원도 많고 레스토랑과 카페도 많아서 밥도 먹고 시간을 보내다 오기에도 괜찮다. 데번포트에서 바라보는 오클랜드 도심은 그야말로 한장의 엽서다.

왕의 영토라는 뜻처럼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오클랜드 도메인공원’, 뉴질랜드의 장엄한 바다를 즐길 수 있는 무리와이 비치나 한적하게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오마하 비치도 멋진 자연을 선사한다.

이것만 알고 떠나자!

▷ 가는 길 : 대한항공에서 오클랜드 직항편을 운항 중이다. 비행 시간은 약 12시간 소요.

▷ 현지 교통 : 스테이지코치라고 부르는 버스가 운행된다. 시내 중심부를 순환하는 ‘시티 링크’와 좀 더 넓은 지역을 순환하는 ‘이너 링크’, 외곽 지역까지 순환하는 ‘아우터 링크 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홉온오프 익스플로러 버스는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기에 좋다.

▷ 날씨 : 남반구에 위치해 한국과 계절이 반대이며 여름 평균 최고 기온은 약 23.9도로 많이 덥지 않다.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고 비가 자주 오는 편이다.

▷ 언어 : 영어와 마오리어를 사용한다.

▷ 통화 : 뉴질랜드 달러와 뉴질랜드 센트를 사용한다. 한국에서 뉴질랜드 달러로 미리 환전하는 것이 편리하다.

▷ 은고사리 퀄마크 : 뉴질랜드 대표 식물 고사리를 형상화한 문양으로, 퀄리티를 보장하는 뉴질랜드관광청의 인증 표식이다.

글·사진 : 하정화 객원기자/ 사진 제공 : 캘리포니아관광청

기사 제공 : 테니스코리아(www.tenn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