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보다 눈부신 휴양지’ 멕시코 아카풀코 2016.03.11

△ 태평양과 마주한 휴양 도시, 아카풀코.

△ 아카풀코 전경.

△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해안 절벽.

멕시코 남쪽 태평양 연안에 ‘아카풀코’라는 휴양 도시가 있다.

이름은 낯설지만 세계적인 절벽 도시로 손에 꼽히는 이곳은 두 개의 거대한 만을 품어 천혜의 절경을 자랑한다.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차로 약 5시간 소요되는 아카풀코는 도시를 벗어나고픈 현지인들에게 휴가철마다 사랑받는 여행지다.

또한 아카풀코는 영화배우와 가수 등 유명인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특히 엘비스 프레슬리는 1963년에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 ‘아카풀코의 즐거움(Fun in Acapulco)’에 출연하기도 했다.

1970년대 멕시코 국내외 예술가들이 이곳을 많이 찾으면서 럭셔리한 주택 단지가 들어섰고 호텔과 리조트가 세워지면서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가 됐다.

아카풀코에서 마주하는 멕시코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와 설렘을 안고 떠나본다.

해안 절벽 따라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

멕시코 서남쪽, 게레로주의 항구 도시 아카풀코는 태평양과 접해 있다.

아름다운 바다와 해안 절벽을 따라 세워진 고급스런 리조트와 호텔은 ‘휴양 도시’의 정석을 그대로 담고 있다.

거기에다 역사적인 유적지와 전통 문화가 어우러져 좀 더 개성강한 관광 도시로 자리 잡게 됐다.

아카풀코는 멕시코 역사에서 보자면 스페인 식민지 기간 초기부터 항구로 이용된 곳이다.

16세기 중엽부터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작해 멕시코 아카풀코까지 이어진 항로는 ‘태평양 비단길’로 불렸다.

약 250년간 이 항로를 따라 중국 비단과 도자기를 비롯해 아시아 교역품들이 아카풀코항으로 들어와 라틴 아메리카 여러 곳에 전해졌다.

아시아와 유럽 각국의 배들이 거쳐간 아카풀코는 음식과 예술 등 멕시코 문화의 다양성을 높여주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카풀코의 역사적인 유적지, 샌디에고 요새는 그래서 더 둘러볼 가치가 있다.

푸에트라 샌디에고라고 불리는 이 요새는 옛날 항구로 들어오는 배의 화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건설된 것이다.

하지만 1615년에 네덜란드 함대가 아카풀코에 침공해 요새 대부분이 파괴됐으며 1776년에는 지진으로 성벽이 무너지기도 했다.

1783년에 요새가 재건되었고 현재 이곳에는 아카풀코역사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구대륙과 아시아 간에 있었던 문화 교류와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돼 있고 영어와 스페인어로 가이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문을 연다.

요새 주변에는 성모마리아성당이 있다. 러시아 정교회 분위기를 풍기는데 파란색과 노란색의 대비를 이루는 타일로 장식된 두 개의 첨탑이 인상적이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휴양지로서 아카풀코의 매력을 경험할 시간.

많은 리조트와 호텔이 절벽에 세워져 전망부터 특별하다.

해초와 허브를 이용한 스파를 받을 수 있는 곳도 많으니 지친 몸에 휴식을 주는 건 어떨까.

해질 무렵 야외에서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아카풀코에는 아찔한 절벽이 많은데 특히 라 케브라다에서는 바다를 향해 날아오르는 ‘인간 새’들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높이 42m의 절벽 위에서 수심 3.3m의 좁은 수로를 향해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이다.

1934년에 최초로 사람들이 절벽 다이빙을 시도한 이후 이곳은 아카풀코의 명소가 됐다. 지난해 11월,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것을 추모해 프랑스 국기를 절벽에 걸어놓고 다이빙을 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매일 네 번의 저녁 공연을 포함해 총 다섯 번의 다이빙 쇼가 진행되고 새처럼 날아오르는 다이버들을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주변에 모여든다.

일반인들이 안전하게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장소도 많은데, 로께따섬은 열대동식물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자연 그대로를 감상할 수 있다.

아카풀코만에서 보트를 타고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천혜의 자연에서 스노클링·스쿠버다이빙 등 수상 스포츠를 하기 그만이다.

로께따섬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등대에서는 절경을 감상하기 좋고, 부두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신선하고 맛있는 해산물 요리도 맛볼 수 있다.

낚시광들에게도 아카풀코는 흥미로운 여행지다.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가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대부분 호텔이나 리조트에 신청하면 낚시 체험이 가능한데, 만새기·돛새치·청새치 등의 어종이 주로 잡힌다.

해변가에서 미니 모터보트와 제트스키 등을 대여할 수도 있고, 패러세일링과 윈드서핑도 인기다.

저녁에는 아카풀코의 번화가를 걸어보자.

코트세타 거리는 약 10㎞에 이르는 중심가다.

주요 호텔과 상점,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등이 거리를 채우고 있다.

백화점, 기념품샵, 의상부티크, 미술갤러리에서 쇼핑을 하고 멕시코 전통 요리를 맛보다 보면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다.

아카풀코는 아름다운 야경으로도 유명한데, 석양을 보기에 좋은 명소로는 도시에서 약 10㎞ 떨어진 바라 비에자 비치가 있다. 야자나무가 늘어선 아담한 해변으로, 한적한 분위기에서 낭만적인 석양을 만끽할 수 있다.

여행을 더 즐겁게 해주는 멕시코 요리

멕시코는 일반인들에게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여행지다. 이질감이 느껴져 선뜻 여행지로 선택하기 망설여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멕시코 문화를 하나둘 알고 나면 ‘거기 한 번 꼭 가보고 싶은데’ 하는 바람과 용기가 생길 것이다. 멕시코가 개성있고 매력적인 여행지임에는 분명하니까.

북미와 남미를 잇는 중부아메리카에 자리한 멕시코는 여러 부족과 민족들로 구성된 원주민들의 음식 문화에다 16세기 스페인에게 정복된 뒤 유럽 각국이 거쳐가면서 다양한 음식 문화가 발달했다.

또 매콤한 향신료가 곁들여진 다양하고 강한 향과 다채로운 장식은 우리 입맛에도 큰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특히 타코를 빼놓고서 멕시코 요리를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골목마다 타코 가게가 늘어서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고, 식사 시간이 되면 타코를 먹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은 흔한 광경이다.

타코는 옥수수 가루를 반죽해서 만든 토르티야(또띠아)에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와 야채를 곁들여서 쌈처럼 싸먹는 음식.

옛날 원주민들부터 토르티야를 즐겨 먹었고 농부들은 타코를 새참으로 즐겨 먹었는데, 지금은 수백 가지 타코가 현지인과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한국에서도 간식이나 안주로 많이 먹는 퀘사디아 역시 타코의 일종이다.

타코에 매콤한 살사를 뿌려 한입 베어 물면 멕시코의 향이 입안에 퍼지는 것 같다.

매운 고추와 토마토·마늘 등을 갈아 만든 살사는 우리 고추장처럼 멕시코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소스로, 살사를 만들기 위해 멕시코 가정에 믹서기는 필수라고 한다.

과일에도 고추를 곁들여 먹는 매운맛의 나라인 멕시코 사람들의 매운 음식 사랑도 엿볼 수 있다.

술안주로도 많이 먹는 나초는 토르티야를 기름에 튀긴 것.

사실 멕시코에서 먹는 나초와 살사 맛은 한 번 먹으면 잊기 힘들어 다시 멕시코를 찾고 싶을 정도라니 현지에서 먹는 나초의 맛이 더 궁금해진다.

멕시코는 수공예품과 금속 세공 기술이 세계적으로도 유명해 쇼핑하기에도 최고의 장소다.

가끔 여행지에서 마땅한 선물을 살 게 없어 고민하기도 하는데 멕시코에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지역 시장이나 상점에는 예쁘고 특색 있는 수공품이 가득하고, 동네 슈퍼에서 살 수 있는 차·커피·꿀도 좋은 선물이 된다.

색의 나라 멕시코는 상품 포장지도 평범함을 거부해 선물 패키지 자체도 훌륭한 기념품이 된다.

아카풀코 호르모스 해변 앞쪽에 위치한 엘 노아노아 시장에서도 정교하고 전통적인 멕시코 수공예품, 옷, 직물, 지역 특산물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데킬라는 애주가들에게 환영받을 선물. 멕시코 특산 다육식물인 용설란(아가베)의 수액을 채취해서 시간이 지나 만들어지는 탁주를 증류한 것이 바로 데킬라다.

2006년에는 전통 방식으로 주조되는 멕시코의 데킬라 공장 모두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데킬라에 멕시코인들의 자부심이 담겨 있다고 할 만하다.

데킬라의 고향,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는 데킬라 투어가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다.

또 세계적인 데킬라 브랜드인 호세 쿠에르보의 역사는 17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됐다. 이런 배경들을 알고 멕시코에서 마시는 데킬라는 훨씬 더 특별하게 기억될 것이다.

글 : 하정화 객원기자

사진  : 멕시코관광청

기사 제공 : 테니스코리아(www.tenn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