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가득한 종가 밥상 (2) 동춘당 종가 음식 2016.03.31

농촌진흥청은 봄을 맞아 ‘정성 가득한 종가밥상’으로 동춘당 송준길 종가의 떡찜, 외상문채, 호박나물을 소개한다.

동춘당 종가 음식은 모든 고명에 실고추를 사용해 색감을 더했으며, 고기볶음에는 무채를 썰어 넣는 특징이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가공이용과 김영 농업연구관은 “외상문채와 호박나물은 봄맞이 반찬으로, 떡찜은 별미 음식으로 만들어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떡찜

떡찜의 옛 조리법은 이름만으로 쉽게 떠오르지 않는 독특한 음식이다.

전병처럼 넓게 편 떡 반죽에 양념한 소고기 소를 넣은 후 싸서 한 치(약 3㎝)로 잘라 굳혀 고기와 채소, 간장 양념을 넣어 끓인 음식이다.

오늘날 시중에 판매하는 가래떡을 약 5㎝로 잘라 가운데 십자썰기(十)해서 소고기, 채소, 양념을 넣어 만든 떡찜의 옛날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고기를 함께 볶는 음식에 무채를 넣는 것이 특징이다.

재료 : 멥쌀가루 600g, 볶음용 소고기(안심) 100g, 육수용 소고기(양지) 100g, 표고버섯 3개, 무 60g, 소금 조금

소고기 양념 : 한식간장, 양파 1/2쪽, 배 1/2쪽, 다진 파 10g, 다진 마늘 5g, 깨소금·후춧가루 조금, 설탕(기호에 맞춰서) 조금, 참기름 적당량

고명 : 황백 달걀 지단(마름모 모양) 3개, 다시마(마름모 모양) 3개, 통잣 5개, 실고추 조금

겨자장 : 한식간장 2큰술, 연겨자 1/2작은술, 식초 1작은술, 설탕 적당량

만드는 법

① 멥쌀가루에 약간의 소금과 적당량의 찬물을 넣어 고슬고슬하게 섞어 찜통에 찐다.

② 떡을 찌는 동안 양지와 다시마를 찬물에 넣고 육수를 만든다. 육수가 완성되면 양지는 0.2∼0.3㎝ 두께로 납작하게 편 썰고, 다시마는 마름모 모양을 잘라 따로 준비한다.

③ 소고기 양념은 양파, 배를 갈아 넣고 한식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후춧가루, 참기름을 넣어 섞어준다. 기호에 따라 설탕으로 단맛을 맞춘다.

④ 안심은 0.4∼0.5㎝ 두께로 채 썰고 소고기 양념에 재운 후 볶아 놓는다. 표고버섯은 어슷 납작하게 편 썰고, 무는 0.2∼0.3㎝ 두께로 채 썬다.

⑤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나눠 지단을 부치고, 통잣은 기름 없이 팬에 볶아 준비한다.

⑥ 떡 반죽이 다 익으면 찜통에서 꺼내 치대서 준비한다(치댈수록 쫄깃한 식감을 낼 수 있다). 도마 위에 떡 반죽을 올리고 홍두깨를 이용해 0.4∼0.5㎝ 두께로 밀어준다.

⑦ 밀어 놓은 떡 반죽 길이에 맞춰 볶은 소고기를 넣고 말아준다. 잘 말은 떡을 4㎝ 크기로 잘라 상온에서 굳힌다.

⑧ 깊이가 있는 볶음용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표고버섯과 양지를 볶는다. 육수 1컵과 무채를 넣고 볶은 후 떡을 넣고 끓여준다. 만들어 놓은 소고기 양념을 넣어 간을 맞추되 강하게 하지 않는다.

⑨ 고명으로 사용하는 실고추, 잣, 황백 지단, 다시마를 넣어 마무리한다. 겨자장을 함께 곁들인다.

◆ 외상문채

외상문채는 동춘당 종가의 음식조리서인 ‘주식시의’ 원문처럼 오이를 끓는 물에 데쳐서 무치는 숙채의 형태를 띤다.

오늘날 가정에서 오이를 생채로 무쳐 먹는 것과는 다르다.

외상문채는 다른 옛 조리서에는 기록돼 있지 않고 ‘주식시의’에만 있는 동춘당 종가의 유일한 음식으로 식문화적 가치가 높다.

재료 : 오이 2개, 소금 조금

양념 : 파 5g, 마늘 3g, 생강 2g, 후춧가루·깨소금·실고추·참기름 적당량

잣간장 : 한식간장 2큰술, 잣가루 1작은술

만드는 법

① 오이 1개(약 20㎝)를 5㎝ 길이로 자르고 세로로 1/4조각 내 한입 크기로 자른다.

② 파, 마늘, 생강은 곱게 다진다.

③ 소금 넣은 끓는 물에 자른 오이를 데친다.

④ 끓기 시작하면 찬물에 재빨리 헹군다.

⑤ 오이를 볼에 담고 다진 파·마늘·생강, 후춧가루, 깨소금, 실고추, 참기름을 넣고 버무린다.

⑥ 별도의 간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한식간장과 잣가루를 섞은 잣간장을 찍어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

◆ 호박나물

‘주식시의’에서는 호박나물의 호박이 무르면 술안주로 극품(極品)이라고 칭송했으며, 여기에 송이버섯을 넣으면 좋다고도 했다.

대전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동춘당 종가의 가양주인 국화주에 옛 문헌처럼 호박나물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

이 음식은 시대가 지나 ‘부인필지’에서 찰전병을 넣은 월과채로 연결되며, 오늘날 가정에서 먹는 호박볶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미영 기자 na2000@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