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중도금을 계약금으로 하는 재계약과 해약금에 의한 해제 2016.04.11

상가건물에 대한 매매 계약이 있었다.

매도인이 상가건물에 대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은 후에 약정된 중도금의 수령 확인과 잔금지급일자의 확정을 위해 이미 지급받은 계약금과 중도금을 계약금으로 하고, 나머지 금원을 잔금으로 하며, 잔금지급일자를 새로이 정하는 재계약서를 작성했다.

이러한 경우에 ‘이행의 착수’가 없었음을 이유로 해약금에 의한 해제가 가능할까?

민법 제565조는 매매 계약에 있어 계약금을 교부한 후 계약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하지 않은 경우, 교부자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면서 매매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재계약을 기준으로 할 경우 재계약서상으로는 계약금만 지급한 것이어서 매수인은 지급한 재계약서상의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매도인은 재계약서상의 계약금과 더불어 재계약서상의 계약금 상당액을 매수인에게 지급하면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본래의 계약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계약금뿐만 아니라 중도금까지 지급했기 때문에, 민법 제565조에 따른 ‘이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수 있어 민법 제565조에 따른 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는 인정되기 어렵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태도이다(대법원 94다17659 판결).

즉 대법원은 “매매 계약 당사자의 일방 또는 쌍방이 이행에 착수한 후에 당초 매매 계약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만 이미 수수된 계약금과 중도금의 합계 금원을 새로이 계약금으로, 나머지 미지급 금원을 잔금으로 하고 그 잔금지급일자를 새로이 정하는 내용의 재계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당사자 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 일방이나 상대방이 새로이 결정된 계약금의 배액 상환 또는 포기로써 해제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94다17659 판결)”고 한다.

따라서 계약 해제 사유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에서 계약 해제 사유(해약금에 의한 해제 사유)를 만들기 위한 것임을 숨긴 채 지급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계약금으로 하는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해약금에 의한 계약 해제를 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상가나 기타 부동산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해당 부동산의 매각이나 매수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을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을 설명하고, 해제권을 유보하는 약정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즉 약정 해제 사유를 명기하는 방법 고려).

자료 제공 : 티에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부동산 전문) 이승주 02-3477-0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