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지중해 감성을 품은 도시, 프랑스 니스 2016.05.13

△ 지중해와 맞닿은 휴양지, 니스.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의 코트다쥐르 지방은 프랑스에서도 세련되고 고상한 생활을 대표하는 곳이다.

코트다쥐르의 수도, 니스는 우아함과 활기참·여유로움·따스함 등 여행자들이 동경하는 형용사들을 모두 갖다 붙여도 손색이 없다.

파라솔 아래에 앉아 칵테일 한잔 홀짝이다 바다로 쪼르르 달려가는 일상을 한 번쯤은 누려보고 싶어진다.

니스에 반해 버린 화가, 샤갈과 앙리 마티스의 흔적을 따라가는 일도 흥미롭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니스의 구시가는 지중해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다.

니스 구시가, 이런 동화 같은 일상을 봤나

니스 여행은 주요 거리들이 만나는 교차점인 마세나 광장에서 시작된다.

니스의 지도를 펼쳐보면 니스 빌 기차역 부근에 메디신느 거리가 마세나 광장까지 길게 뻗어 있다.

마세나 광장 북쪽과 서쪽의 도심은 현대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리고 광장에서 남쪽으로 좀 더 걷다 보면 니스의 아름다운 해변이 도심 서쪽 공항까지 3.5㎞ 정도 이어진다.

마세나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버스터미널이 있는데 이곳에서 모나코, 에즈 등 니스 주변의 주요 도시나 관광지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또 마세나 광장 옆 트램이 다니는 길부터 살레아 광장의 바닷가까지 니스의 구시가를 만날 수 있다.

니스는 도시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서 여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먼저 마세나 광장에서 사진을 찍으며 여행객 티를 팍팍 내보자.

광장 주변에 다양한 상점들이 모여 있고 카페와 레스토랑도 많아 식사를 해결하기에도 좋다.

태양의 분수 주변에 앉아 햇살에 일광욕하거나 바닥 분수쇼를 구경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라면 마세나 광장에서 꼬마기차를 타고 시내를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걸어서 구경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짧은 시간에 니스의 전체적인 모습을 담기에 좋다.

기차 안에는 가이드 이어폰도 세팅돼 있고 열차는 니스의 구석구석을 시원하게 달린다.

마세나 광장의 활기찬 분위기는 밤에도 계속된다. 광장 주변으로 조명이 밝게 켜지고 가로등 옆으로 우뚝 솟은 앉아 있는 사람 조형물도 여러 가지 빛깔을 뽐낸다.

밤에도 광장에는 공연하는 사람들과 니스 여행을 만끽하는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광장 옆으로는 트램이 지나다니고 분수대를 지나 동쪽으로 좀 더 걷다 보면 또 다른 분위기의 구시가가 나타난다.

니스를 방문하기 전 지중해풍의 예쁜 집이 세워진 아기자기한 마을을 상상했다면 바로 구시가, 뷔유 니스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18세기에 만들어진 보행자길과 오래된 건물들, 좁은 골목이 예스러우면서도 정겹다. 니스 구시가지에서는 고급 휴양지가 아닌 니스의 일상 자체를 엿볼 수 있다.

옛날 교회도 여기저기 남아 있는데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생트 레파라트 성당이 있고 18세기 중반에 지어진 미제리 코르드 예배당도 볼만하다.

걸어서 올라가거나 리프트를 타고 구시가 언덕 꼭대기에 있는 샤토 공원에 올라가면 니스 최고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해변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니스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붉은 지붕이 많은 이탈리아 피렌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실 니스는 옛날부터 이탈리아와 프랑스 사이의 영토 분쟁 지역으로 한때 이탈리아의 영토였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색채를 많이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니스를 걷다 보면 이탈리아의 명물인 젤라또 가게도 많이 볼 수 있다.

이제 샤토 공원에서 내려와 해변가로 걸어가보자.

니스 해변가 프롬나드 데 장글레구역은 천사의 만을 따라서 펼쳐져 있는 해안 산책로다.

옛날 영국 왕족이 가꾼 산책로라고 해서 ‘영국인들의 산책로’라 불린다.

운치 있는 호텔과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이는 산책로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꼭 보내보자.

프롬나드 데 장글레에서 조금만 걸으면 살레야 광장이 나타나는데 꽃 시장으로 유명하다.

예쁜 꽃만 있는 게 아니라 치즈, 향신료, 말린 과일, 올리브, 야채 등 다양한 식재료와 프로방스를 대표하는 라벤더 제품, 그릇과 아기자기한 기념품 등 볼거리로 채워져 있다.

또 니스 전통 크레페인 소카(콩가루 반죽으로 만들어 후추를 곁들어 먹는 크레페의 일종)를 맛볼 수도 있고 니스의 풍경을 담은 그림도 살 수 있다.

니스는 고급 휴양지인 만큼 숙박비가 모두 비싼 것이 아닐까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1박에 20유로 정도의 저렴한 호스텔부터 200유로 정도의 고급 호텔까지 숙박시설이 다양하다.

특히 해변에 세워진 네그레스코 호텔은 세계에서 가장 고급스런 호텔 중 하나로 손꼽히며, 마이클 잭슨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머물다 간 곳으로 숙박 요금은 25만원 정도부터다.

1913년에 세워져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아름다운 햇살에 반한 샤갈의 발자취

러시아 출신 프랑스 화가였던 샤갈과 앙리 마티스의 도시 니스. 특히 샤갈 미술관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450여점이 넘는 샤갈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1966년에 샤갈 부부가 프랑스 정부에 작품을 기증했고, 1973년에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었던 앙드레 말로가 작품들을 모아 건립했다.

아담한 크기의 소박한 미술관이지만 소장하고 있는 작품 수와 수준은 상당하다.

샤갈의 가장 마지막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미술관을 둘러본 뒤에는 정원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좋다.

사실 ‘샤갈의 도시’로 알려진 곳은 니스에서 20㎞ 정도 떨어진 중세 도시, 생폴드방스다.

샤갈이 마지막 20년의 삶을 보낸 곳이니 만큼 샤갈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샤갈에 관심이 많다면 니스에서 버스로 약 40분 소요되는 생폴드방스까지 가보자.

샤갈뿐 아니라 마네, 르느와르, 피카소, 마티스, 모딜리아니 등 미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줬던 생폴드방스의 따뜻한 풍경을 꼭 추천한다.

다시 니스로 돌아와 샤갈 미술관 북동쪽에는 마티스 미술관이 있는데 마티스의 방대한 작품을 둘러볼 수 있다.

파리에서 예술 활동을 하다가 48세의 나이에 니스로 왔던 마티스는 37년 동안이나 니스에 살면서 니스를 배경으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모든 것이 거짓말 같고 참지 못할 정도로 매혹적이다”라고 말했을 만큼 니스를 사랑했던 마티스.

그의 유언에 따라 그가 니스에 기증한 작품과 유족들이 기증한 500여점의 작품들이 마티스 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강렬한 붉은색으로 채색된 미술관 외관에서부터 마티스의 예술혼이 느껴지는 것 같다.

△ 세계 3대 카니발 중 하나로 꼽히는 니스 카니발. 꽃마차와 거대 조형물 퍼레이드가 볼만하다.

니스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니스 카니발’.

매년 2월에 펼쳐지며 이탈리아의 베니스 카니발,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과 함께 세계 3대 카니발로 알려져 있다.

원래 카니발은 전 세계 가톨릭 국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성대한 그리스도교 축제로, 그리스도교가 사회 전반에 강한 영향력을 펼쳤던 중세 이후에 더 강화됐다고 알려져 있다.

1873년부터 공식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니스 카니발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거대한 ‘카니발의 왕’ 조형물이 마세나 광장에 도착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된다.

매년 카니발마다 그해의 주제에 맞게 전통 방식으로 제작된 대형 인물상 20여개를 관광객들에게 선보인다.

종이를 여러 겹 발라서 말려서 채색하는 기법으로 몇 달에 걸쳐 만들어지는데. 크기 약 10여미터·무게 2톤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고 표정도 우스꽝스럽다.

또 축제가 열리는 2주 동안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꽃마차와 거대한 조형물의 퍼레이드, 색종이 날리기, 불꽃놀이가 도시 곳곳을 수놓는다.

퍼레이드를 보려면 입장권을 따로 구입해야 하는데, 열심히 분장하고 가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꽃마차 퍼레이드 때 관광객들에게 던져주는 꽃을 모아 예쁜 꽃다발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마세나 광장 주변에 세워진 대관람차를 타고 올라가면 카니발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대관람차 돌아가는 속도가 은근히 빨라 스릴도 있다.

해변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며 카니발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것만 알고 떠나자!

가는 길 : 니스 직항편은 없다. 인천~파리 직항편을 이용해 하루 7편 운항되는 국내선으로 환승하거나 떼제베를 이용한다. 기차는 파리에서 약 5시간30분 소요.

현지 교통 : 버스와 트램이 다닌다.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1일 패스 또는 10회 이용권도 유용하다. 트램 정류장 기계에서 구입 가능.

언어 : 공용어는 불어이며 호텔이나 주요 관광지에서는 영어 사용도 가능하다.

날씨 : 남프랑스는 지중해성 기후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따뜻하고 봄가을은 쾌적해서 연중 여행하기 좋다.

통화 : 유럽 공통 화폐인 유로를 사용한다.

음식 : 지중해 도시답게 해산물과 신선한 채소, 말린 과일 등을 이용한 음식이 많다. 특히 살라드 니스(샐러드)와 소카(콩가루 반죽으로 만들어 후추를 곁들어 먹는 크레페의 일종)는 꼭 맛보도록 하자. 와인이나 맥주와 함께 먹기에도 좋다. ‘콩피즈리’라 불리는 과일 절임도 유명하다.

글 : 하정화 객원기자/ 사진  : 프랑스관광청

기사 제공 : 테니스코리아(www.tenn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