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대한 전세권 소멸의 의미 2016.05.17

판례를 읽다 보면 존속 기간이 있는 전세권은 그 기간의 만료로 인해 말소등기를 하지 않아도 당연히 소멸된다는 표현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표현이 항상 옳다고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민법 제303조 제1항은 “전세권자는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해 그 부동산의 용도에 좇아 사용·수익하며,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해 후순위 권리자인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의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해, 전세권에 있어 용익물권성과 담보물권성 모두를 인정하고 있다.

결국 전세권이 존속 기간의 만료로 인해 종료된 경우에도 당해 전세권설정등기는 전세금반환채권을 담보하는 범위 내에서는 유효한 것이 된다(대법원 2003다35659 판결).

따라서 전세권의 존속 기간이 만료되고 전세금의 반환 시기가 경과된 전세권의 경우에도 설정 행위로 금지하지 않은 한 전세권의 이전등기가 가능하다(등기선례 200112-1).

또 담보물권적 권능만 남아 있는 전세권에 대해서도 그 피담보채권인 전세금반환채권과 함께 제3자에게 이를 양도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민법 제450조 제2항 소정의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채권 양도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전세금반환채권의 압류·전부채권자 등 제3자에게 위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의 양도 사실도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03다35659 판결).

전세권은 건물은 물론이고 토지에도 설정될 수 있고, 하나의 건물의 일부는 물론이고 1필지의 토지 일부에도 설정이 가능하다.

건물 전세권의 경우 존속 기간이 지난 경우 전세권이 무조건 종료될까?

건물 전세권의 경우는 묵시의 갱신(법정갱신)이 인정된다(민법 제312조 제4항).

따라서 건물 전세권자의 존속 기간이 만료됐으나 묵시의 갱신(법정갱신)이 이뤄진 경우, 이른바 ‘의제된 법률 행위’로 민법 제187조에 의해 등기를 하지 않아도 효력이 인정된다.

그 결과 묵시의 갱신(법정갱신) 후 갱신등기를 하지 않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전세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에 대해 전세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된다(대법원 2009다35743 판결 등).

토지 전세권의 경우는 어떠한가?

토지 전세권의 경우는 묵시의 갱신(법정갱신) 규정이 없다.

따라서 토지 전세권의 존속 기간이 지난 경우에 용익권으로서의 전세권은 종료되지만, 당해 토지 전세권등기는 전세금반환채권을 담보하는 범위에서 유효하다고 해석된다.

자료 제공 : 티에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부동산 전문) 이승주 02-3477-0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