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시간을 책과 함께 보내는 방법 2016.05.24

무더운 여름을 보내는 방법이 고민이라면 관심이 가는 책을 한 권 들고 밖으로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혼자 책을 고르는 것이 어렵다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에서 매월 선정하는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참고해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함께하면 좋을 도서를 찾아보자.

진흥원은 좋은책선정위원회를 통해 매달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선정·발표한다. 이번 달에는 ▷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 씨 ▷ 삶의 끝에서 ▷ 신화와 문화의 힘 ▷ 행복을 찾아가는 자기돌봄 ▷ 사회성 : 두뇌 진화의 비밀을 푸는 열쇠 ▷ 혁신의 설계자 ▷ 나무 수업 ▷ 엄마의 선물 ▷ 언제나 웃게 해 주는 약 등 9종이 선정됐다.

자세한 내용은 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 → 자료공간)에서 확인 가능하다.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 씨(윤석남, 한성옥/ 사계절출판사)

작가의 사유가 담긴 32점의 드로잉과 자전적 에세이가 어우러진 이 책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다.

60여쪽의 얇은 책이지만 할머니·어머니·딸이 무대를 오가며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은 아이들 여럿을 홀로 키워낸 어머니의 모습, 손녀를 위해 스웨터를 짤 때는 몸을 움츠리고 꿀을 달라고 조르면 몸을 펴 꿀을 꺼내는 외할머니 이야기, 서울에 사는 자식들을 주려고 머리 위에 짐을 올리고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 이야기, 자식을 앞세운 슬픔을 삭히는 어머니의 모습 등을 통해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삶의 끝에서(다비드 메나셰/ 문학동네)

이 책은 말기 뇌종양과 사투를 벌이면서 생의 끝자락을 놓지 않고 미 대륙을 횡단한 저자의 기적 같은 삶의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가 여행길에 챙겨간 것은 한가운데 사물만 볼 수 있는 시력과 마비된 왼쪽 팔과 다리, 그리고 지팡이와 배낭이었다.

죽음을 앞둔 그의 목표는 15년간 가르쳐온 미국 전역에 사는 수많은 제자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죽음의 길 혹은 고행의 길이 될 수도 있지만 그는 ‘살 수 있을 때 제대로 사는 길을 택한 거야’, ‘내가 정말로 제자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치기는 했는가’하는 다짐과 의문을 품고서 길에서 해답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다.

그리하여 ‘죽음을 앞두고 인간은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삶은 최후의 순간까지 끊임없는 배움의 연속이라는 것’, ‘숨이 멎는 그날까지, 사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와 같은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전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어떻게 살 것인가를 붙들고 방황하는 현대인에게 저자가 추구한 생의 가치는 커다란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신화와 문화의 힘(홍순희/ 빛을여는책방)

문화의 뿌리는 신화에 닿아 있고, 신화의 뿌리는 문화에 박혀 있다.

신화에서 파생된 현실의 모습이 곧 문화이고, 그런 문화가 진화하면서 만들어낸 것이 곧 신화이기에 이런 역설이 가능하다. 그만큼 신화와 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신화와 문화를 프리즘 삼아 인류 문명을 제대로 이해하되,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는 개방적 태도를 갖추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혁신의 설계자(린다 힐 외/ 북스톤)

최근 집단지성이라는 개념에 세상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영전문가 켄 블랜차드의 이야기대로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우리 모두보다 현명하지 않다”는 말이 회자되곤 한다. 그러나 정말 집단이 똑똑한지, 아니면 개인이 똑똑한지는 여러 사항과 조건을 고려해 그동안 엎치락뒤치락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 왔다.

따라서 집단지성보다 집단의 장점을 더욱 자신 있게 부각시키는 ‘집단천재성’이라는 표현을 달고 있는 제목은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은 혁신에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다양한 조직의 사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을 통해 집단천재성에 대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접근과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학술서와 교양서 둘 다의 정체성을 잘 아우름으로써 이론적으로 수긍이 가면서도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적절한 균형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승영 기자 ashs@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