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 목적물 미사용과 월세 지급 의무 2016.08.30

상가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가정하자.

계약 기간은 1년이었다.

그런데 장사가 되지 않아 계약 기간 도중에 임차인이 나가고자 했으나, 임대인은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계약 기간 도중에 나간다고 해도 월세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임차인이 무단으로 나간 다음 남은 계약 기간 중의 월세를 임대인에게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가?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즉,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 기간 내에는 임차인이 그 임차 목적물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월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입장이다.

임차인이 계약 기간 중에 무단으로 나갔고,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을 들인 경우에는 어떠한가?

이러한 경우라면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에게 남은 계약 기간 동안의 월세를 지급하라는 주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즉, 임차인이 계약 기간 중에 무단으로 나간 동안의 월세는 임차인이 부담하는 것이 옳겠다.

하지만 그 사이에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와 임대차 목적물을 사용하고 있다면 기존 임차인이 사용할 수도 있는 공간을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을 통해 점유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기존 임차인과의 계약 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임대인에 의해 새 임차인이 들어왔다면 새 임차인이 들어오고 난 후에는 기존 임차인에게 월세 부담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필자 의견임).

계약 기간이 종료됐는데 임차인이 월세도 지급하지 않고 임차 목적물을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월세에 상당하는 부당 이득을 얻고 있다고 봐, 월세와 동일한 금액을 부당 이득조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다면 계약 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임대인이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아, 임대 목적물의 열쇠를 임차인이 보관하면서 실제 임차 목적물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도 월세 상당의 부당 이득을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지급해야 할까?

이러한 경우라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월세 상당의 부당 이득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도 임대차 관계가 소멸된 후 임차인이 임차물을 점유하기는 했으나 실질적으로 임차물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부당 이득 의무가 발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임차인이 보증금반환청구라는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하지 않는 이상 임차인의 건물 점유는 불법 점유라 할 수 없어 손해배상 의무도 없다고 한다(대법원 98다6497 판결 등).

자료 제공 : 티에스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부동산 전문) 이승주 02-3477-0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