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 훌륭한 가을철 ‘과일’ 2016.09.01

더위가 지나가면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결실의 가을로 접어들게 된다.

과일은 제각기 그 모양과 맛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먹어서 약이 되는 작용도 과일마다 다르다.

식약일체라고 해 먹는 음식이 바로 약이 된다는 옛 사람들의 철학에 의해 과일 중에서 약으로 사용되는 것이 적지 않다.

민간약으로 사용되는 과일 몇 가지를 골라서 무슨 약으로 쓰였는가를 알아보기로 한다.

1. 은행

은행을 까 참기름을 발라서 구운 것은 비취색으로 반투명한 것이 보기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정력제가 된다고 해 술꾼들이 좋아한다.

옛날 시집 가는 새색시가 미리 은행 10여알을 구워 먹고 가마를 탔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가마 속에 여러 시간 있어도 소변이 마렵지 않아 좋았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오줌을 싸 민망한 경우가 있는데, 이런 야뇨증도 은행으로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잠자리에 들기 4시간  전쯤에 은행을 5~6알 구워 먹이면 가벼운 야뇨증은 약 90% 이상 고쳐진다고 한다.

기침과 가래를 삭이는 데도 좋고, 기름에 절인 은행을 매일 몇 알씩 오랫동안 먹으면 폐결핵에 효과가 있다는 중국의 민간 요법도 있다.

반면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중독이 돼 부작용이 일어난다.

임상 실험에 의하면 한꺼번에 150알 이상 먹을 경우 발열, 구토, 호흡 곤란 등의 부작용이 일어난다는 보고가 있다.

2. 밤

군밤은 가을과 초겨울을 흐뭇하게 해주는 계절의 별미라고 할 수 있다.

과일 중에서 밤이 사람 몸에 가장 이롭다고 동의보감에 나와 있다.

한 가지 재미나는 사실은 속껍질을 ‘율부’라고 하는데, 이것을 말려 곱게 가루로 만든 것을 꿀에 개어서 주름진 얼굴에 바르면 주름살이 펴져서 얼굴이 매끈하게 된다고 한다.

또 밤송이에 밤알이 3개 들어 있는 경우 가운데 있는 것을 ‘율설’이라고 해 양쪽이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신경통·종기 등에 좋다고 돼 있다.

3. 호두

옛날부터 호두는 머리를 좋게 하고 건뇌(뇌를 건강하게 하는 처방) 식품이라고 해 중국에서는 명절에 어린아이들에게 호두를 선물로 주는 풍습이 있었다.

영양 효과가 만점인 것은 틀림없으며 계속 먹으면 피부가 윤택해지고, 머리털도 빠지지 않으며, 스태미나도 증진된다니 그 이상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웬만한 정력제보다도 이런 자연식을 꾸준히 계속 섭취하는 것이 좋다.

호두를 까서 알맹이를 불린 것과 함께 갈아 죽을 쑤어 꿀이나 설탕을 넣어 달게 한 것을 ‘호두락’이라고 하는데, 유명한 건강식 중의 하나다.

4. 감

속담에 감이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래진다고 했다. 감이 그만큼 몸에 좋다는 뜻이겠다.

감에는 비타민 A, B, C와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어 영양가가 높다.

감 꼭지를 ‘시체’라고 해 말려 두었다가 딸꾹질이 나서 멎지 않을 때 5~6개를 물에 다려서 마시면 효과가 있다.

감과 게를 같이 먹으면 식중독에 걸린다고 금기로 돼 있는데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본초이론에 의하면 감과 게가 모두 찬 음식이기 때문에 둘이 합치면 소화불량이 돼 심한 설사를 일으킬 염려가 있다고 한다.

글 : 김두환 원장(성신한의원)

기사 제공 : 테니스코리아(www.tenn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