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가득한 종가밥상 (6) 고산 윤선도 종가음식 2016.09.08

농촌진흥청은 ‘정성 가득한 종가 밥상’으로 해남 윤씨 고산 윤선도 종가의 ‘육만두, 어만두, 비자강정’을 소개한다.

농촌진흥청 가공이용과 김영 농업연구관은 “고산 종가의 음식은 궁중에서 유래돼 화려함과 우아함이 담겨 있다”며, “귀한 손님상에 올려도 좋고, 이번 추석 때 가족들과 함께 만들어 먹어도 좋다”고 말했다.

고산 선생의 원래 종갓집은 서울 한성부 남부 11방 중 하나인 명례방에 있었는데, 이곳이 지금의 명동이다.

고산 선생은 인조의 두 아들 봉림대군과 인평대군의 스승으로 궁중과 인연이 깊었고, 봉림대군이 효종으로 즉위한 후에도 계속 인연이 이어졌다.

그 인연으로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는 사찬이 종가로 전해졌다.

그로 인해 전라도 지역 다른 종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화려한 고명 장식과 전복, 해삼 등 고급 식재료 등을 이용했다.

육만두·어만두

다진 소고기를 넓적하게 펴서 육만두 만두피로 사용하고, 흰살 생선을 얇게 포 떠서 어만두 만두피로 사용한다.

소고기와 버섯, 각종 채소를 양념해서 만든 소를 각각의 만두피에 넣고 빚으면 된다.

궁중 연회 절차를 기록해 놓은 의궤를 보면, 육만두는 지방이 적은 소고기 안심과 뒷다리살을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어만두는 ‘음식디미방’ 등 사대부가 조리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찌는 대신 삶는 조리법이 실려 있다.

고산 종가에서는 흰살 생선으로 주로 민어를 사용하지만 상어, 대구, 숭어 등으로 대신할 수 있다.

▷ 육만두

<만두피> 쇠고기 600g, 밀가루 1/2컵

<고기 소> 쇠고기 300g, 한식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대파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춧가루 약간

<배추 소> 배춧잎 3장, 참기름 1큰술, 소금 약간

<초간장> 한식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통깨 1큰술

<겨자장> 연겨자 1큰술, 식초 1큰술, 한식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고명> 달걀 1개, 대파 50g, 당근 50g

<만드는 법>

① 소고기는 곱게 다져서 만두피와 고기 소 만들 것을 나눈다.

② 만두피 만들 소고기에 밀가루를 넣고 끈기가 생기도록 치댄다.

③ 소로 사용할 소고기는 간장 양념으로 재운 뒤 볶아둔다.

④ 배춧잎은 소금을 약간 넣고 삶아 물기를 뺀 뒤 채 썰어 소금, 참기름으로 간을 한다.

⑤ 고기 소와 배추 소를 잘 섞어 만두소를 만든다.

⑥ 달걀은 황백 지단을 부쳐 마름모 모양으로 썰고, 대파와 당근은 3㎝ 길이로 채 썰어 고명으로 준비한다.

⑦ 소고기를 얇게 펴서 만두피 모양으로 만든 다음, 고기와 배추 섞은 소를 넣고 만두 모양으로 빚은 뒤 고명을 골고루 얹는다.

⑧ 김이 오른 찜통에 젖은 베보자기를 깔고 10~15분 정도 쪄서 완성한다.

⑨ 완성된 만두에 초간장 또는 겨자장을 곁들여 낸다.

<참고 사항>

만두피가 두꺼우면 식감이 떨어지므로 얇으면서 찢어지지 않게 조절한다.

▷ 어만두

만두피 재료 및 만드는 법을 제외한 나머지 내용은 모두 육만두와 동일하다.

<만두피> 민어살 600g, 달걀 1개, 소금·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① 민어살의 물기를 완벽히 제거한다.

② 민어살을 곱게 갈아 달걀 흰자를 넣고 끈기가 생기도록 한 다음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비자강정

“뒷산 바위가 보이면 마을이 가난해진다”는 입향조(어떤 마을에 맨 먼저 정착한 사람이나 조상) 어초은 선생의 유훈에 따라 녹우당 뒤에는 그의 후손들이 조성한 비자나무 숲이 있다.

이곳은 500년 역사와 더불어 뛰어난 경관 덕분에 천연기념물 제241호로 지정됐다.

고산 종가는 매년 가을이 되면 비자 열매를 수확해 강정을 만든다.

비자 열매의 겉과 속껍질을 벗기고 알맹이에 엿이나 꿀을 바른 뒤, 볶은 깨나 콩가루를 묻혀 불천위 제사상에 올리는 특별 음식이다.

<재료> 비자 열매 2컵

<고물> 거피한 참깨 2컵, 검정깨 2컵

<양념> 물엿 1컵, 설탕 1/2컵

<만드는 법>

① 비자 겉껍질을 벗기고 팬에 약간의 기름과 물을 볶으면서 속껍질을 벗긴다.

② 냄비에 물엿과 설탕을 2:1 비율로 섞고 비자 열매를 넣어 살짝 조린다.

③ 시럽이 잘 입혀진 비자에 참깨와 검정깨를 묻힌다.

<참고 사항>

잘 익은 비자 열매는 항아리 속에 채워 뚜껑을 덮고 일주일 정도 두면 새까맣게 삭혀져서 겉껍질을 벗기기가 좋다. 겉껍질을 벗기고 햇볕에 말리면 속껍질도 쉽게 벗길 수 있다.

박미영 기자 na2000@mediaw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