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 계약과 계약 해제 2016.09.20

상담을 하다 보면 부동산실거래가신고제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분양권 전매 시 양도소득세 문제로 인해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보자.

분양권 전매를 하면서 공인중개사는 프리미엄이 6000만원이라고 설명했고, 분양권매수인은 이를 수긍했다. 그런데 분양권매매계약서에 매수인이 도장을 찍은 후 프리미엄 6000만원 중에서 2000만원만 계약서에 기재돼 있으니 나머지 4000만원은 계좌 이체가 아닌 탈법적인 방법으로 매도인에게 지급하라고 공인중개사가 권한다.

매수인은 분양권매매계약서에 프리미엄 6000만원을 기재하고 그 약정에 따라 지급하는 것으로 알았으나, 도장을 찍을 때는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때 매수인이 적법한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면서 적법한 계약서 작성에 불응할 경우에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까?

위 사안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대법원 2014다236410 판결은 정상적 계약서를 작성한 후 세금 문제로 다운계약서 작성을 특약한 사례에서 다운계약서 작성 의무를 주된 의무가 아닌 부수적 의무로 본 사실이 있다.

즉, “다운계약서 작성 합의는 양도소득세와 관련한 피고의 편의를 봐준다는 취지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운계약서 작성 의무는 그 불이행이 있으면 이 사건 매매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필요불가결한 채무라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매매 계약의 주된 채무가 아닌 부수적 채무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가 그 부수적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했다고 해 피고가 이를 들어 그의 주된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는 없고, 다만 계약 해제 등의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이러한 사정을 참작할 여지가 있을 뿐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4다236410판결)”라는 취지다.

또한 대법원 2007다3285 판결은 양도소득세의 일부를 회피할 목적으로 매매계약서에 실제로 거래한 가액보다 낮은 금액을 매매대금으로 기재한 것만으로 그 매매 계약이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 행위로서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결국 정상적인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행위는 계약의 주된 의무를 이행하라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정상적 계약서 작성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기도 어렵다(개인 의견).

참고로 다운계약서 작성 특약에도 불구하고 일방 당사자가 실거래가로 신고를 했다면 탈법을 적법으로 돌리는 행위이므로,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해석된다(개인 의견).

자료 제공 : 티에스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부동산 전문) 이승주 02-3477-0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