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번도 안 나가본 ‘촌놈’, 해외취업 문 열다 2016.12.19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16 K-Move 해외진출 성공수기·사진 공모전’의 최종 당선작을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은 학벌·스펙을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극복하고, 해외진출에 성공한 청년들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진행됐다. 당선작들은 사례집으로 엮어 전국 대학, 고용센터 등 청년들이 주로 찾는 곳에 12월 말쯤 배포될 예정이다. 또 역대 해외진출 성공수기집은 해외진출통합사이트 월드잡플러스(www.worldjob.or.kr)에서 사례집 배포일 전에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공모전에 당선된 홍예지씨는 “해외경험 한번 없는 촌놈인 내가 배짱과 열정으로 해외인턴의 문을 열고 그 뒤로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문을 수도 없이 두드려, 활짝 열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청춘들이 정부 해외인턴쉽의 문을 밀치고 나가, ‘도전하는 용기’를 얻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 해외인턴쉽 문 두드리다

나는 ‘어떻게든 취업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학교를 다녔다. 대학교 4학년이 되고 나서야 나는 해외에서 무역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턴쉽 경험, 해외경험이 전무한 나를 써주겠다는 기업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간신히 서류를 통과한 기업에서 면접을 봤지만, 나에게 외국계기업은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그렇게 정부해외인턴에 도전했지만 영 자신이 없었다. 나는 무역인이 되고 싶다는 열정을 자기소개서에 최대한 녹여 냈다. 서류합격 후 너무나 떨렸던 면접을 마치고, 1차 면접 합격이라는 소식을 듣게됐다.

그러나 합격 소식에도 긴장을 놓을 수는 없었다. 이것은 해외기업에 면접을 볼 수 있는 ‘면접입장권’이 주어진 것으로, 이 단계를 통과해야만 최종 합격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면접 때 간절함과 진심을 담아, 정말 하고 싶은 직무이고 내가 꼭 필요한 사람임을 전달하려고 애를 썼다. 영어와 관련된 질문에서, 수 백 번도 넘게 외우던 답변들을 유창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 정도 영어실력이면 충분하네요’ 라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나는 가장 가고 싶은 기업의 원하는 직무로, 1차 매칭에 최종합격 돼 인턴생활을 했다.

멈추지 않는 99도의 열정으로

인턴 생활 중에도, 인턴생활이 끝난 후에도 나의 목표는 오직 ‘국제무대에서 일하는 전문금융인’이었다. 내가 비자 추첨을 기다리지 않고 당장 갈 수 있는 비자는 유효기간 1년의 J-1비자였다. 나중에 이를 회사의 스폰을 받아 H-1b비자로 바꾸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 비자는 스폰을 받더라도 비자가 당첨이 될지 안될지 모르는 그야말로 무작위 로또 방식의 추첨이다. 이런 이유로 경력을 쌓으면 추첨 없이 비자 취득이 가능한 한국에 위치한 미국계 대기업에 원서를 넣었고, 정규직에 최종 합격했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금융인’으로서 일하고 싶다는 꿈이 끊임없이 나를 자극했다.

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미국기업과 은행에 보냈다. 두 달이 넘도록 진행되는 개인·단체·최종면접, 미국식 에세이 쓰기를 했음에도 떨어졌을 때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나를 다독이며 이를 악물었다. 또 글로벌 채용상담회가 열릴 때에는 휴가를 내어 무조건 가서 다른 사람 면접하는 것을 듣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노력한 끝에 미국에 소재한 금융기업과 회계기업, 두 곳에 최종 합격하는 행운을 쥐었다.

정부 해외인턴쉽 문을 두드리지 않았더라면

내가 만약 정부 해외인턴쉽 문을 두드리지 않았더라면, 국제무대에서 금융인이 돼서 일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사람은 낯선 환경에 부딪혀 살아보기 전까지는 자신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 모른다. 나는 정부 해외인턴쉽을 통해, 내가 가진 ‘한계’를 시험 해볼 수 있었다. 또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노력하여 ‘능력으로 증명하는 법’을 배웠다.

과연 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일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은 없으며, 하루하루 조금씩 채워 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곳을 가더라도 인턴쉽 기간 동안 분투하던 모습을 되새기면서 심기일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료 제공 : 한국산업인력공단

한승영 기자 ashs@mediawil.com